돌연 끌려간 후진타오, 도쿄에 등장?…핼러윈, 시진핑을 비꼬다

서유진 2022. 11.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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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복장에 '타노스' 손 가진 곰돌이 푸 등장

일본 등의 핼러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의 검열·통제를 소재로 삼은 가장 행렬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쿄 시부야 핼러윈 가장행렬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당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수행원에 의해 끌려나가던 장면을 흉내낸 참가자가 등장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영상을 보면 이들은 후진타오를 부축한 수행원이 의문의 빨간 서류파일을 들고 있던 것도 퍼포먼스에 반영했다.

1989년 톈안먼 학생 시위를 이끌다 도미한 운동가 저우펑숴는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후진타오의 퇴장을 패러디한 것이 이번 핼러윈에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10월 31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서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갑작스러운 퇴장을 패러디한 가장 행렬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앞서 지난달 22일 중국 공산당 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가 갑자기 퇴장하는 모습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관영통신은 건강 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중국 당국이 온라인 상에서 관련 동영상과 사진을 삭제해 오히려 의혹은 커졌다.

10월 22일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가운데)이 수행원의 손에 이끌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시진핑 주석(앞줄 오른쪽) 지시로 퇴장당한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EPA=연합뉴스

시진핑 주석을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하는 '곰돌이 푸'도 행사에 등장했다. 곰돌이 푸 인형 탈을 쓴 참가자는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타노스의 장갑’을 끼고 황제의 옷으로 추정되는 황금색 전통 옷을 입은 채 행진했다.


시진핑 정부의 강도 높은 검열과 언론 통제에 대한 비판도 핼러윈 복장에 반영됐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시부야 핼러윈 행사 참가자 중엔 중국 당국이 코로나 19 치료제로 공식 안내한 약품인 '롄화칭원' 상자를 뒤집어 쓴 사람이 나왔다.

일본 시부야 핼러윈 가장 행렬에는 시진핑 정부와 중국 코로나 제로 정책을 풍자하는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오른쪽 상단은 시진핑 주석을 절대권력을 가진 타노스의 장갑을 낀 곰돌이 푸로 표현한 참가자. 왼쪽 하단은 약 상자를 뒤집어 쓴 참가자. 해당 약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 19 치료제로 안내한 롄화칭원.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트위터 캡처

지난 8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롄화칭원'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건강·과학 포털 딩샹위안(DXY)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갑자기 정지됐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 검열 당국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DXY가 롄화칭원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것과 (계정 정지가) 관계 있다는 의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의학에서 독감 치료제로 쓰이는 롄화칭원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지만 DXY는 롄화칭원이 코로나19 예방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흰색 방호복을 입고 등장해 중국의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풍자했다.

뉴욕에서 핼러윈 행사가 열린 가운데 시진핑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방호복을 입고 핼러윈 행사 참가자들에 섞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캡처

미국 뉴욕에선 지난달 31일 핼러윈 행사 기간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시진핑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 방호복을 입고 핼러윈 가장 행렬에 참여한 이들은 '자유 중국', '홍콩 지지', '정치범 석방, 인민 자유, 인권 환원'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뉴욕에서 일하는 중국인 장 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시민으로서,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시진핑의 통치에 저항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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