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D] 웹 3.0과 블록체인으로 그리는 트위터의 미래
최근 IT 업계의 핫 이슈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부이자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 등 여러 기업을 소유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은 다사다난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4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후 7월에는 가짜 계정과 봇 문제를 언급하며 계약을 해지하고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투자사와 함께 결국 지난달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의 주가와 암호화폐가 출렁였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단순히 소셜 미디어 기업의 주인이 바뀐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헤비 유저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되면서 트위터를 웹 3.0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트위터와 블록체인
트위터의 창업자는 지난해 트위터의 CEO에서 물러난 잭 도시(Jack Dorsey)입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트위터를 회사로 만들었던 점을 가장 후회한다"며 "트위터는 프로토콜 형태로 만들었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로토콜은 웹 3.0의 기본 개념으로 특정 정부나 회사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간 약속을 통해 대화하거나 콘텐트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잭 도시가 떠난 트위터는 파라그 아그라왈 CEO가 이끌고 있었습니다. 아그라왈 CEO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직후 회사를 떠났지만, 이전까지 그는 잭 도시가 떠난 상황에서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잭 도시와 아그라왈 CEO가 떠난 트위터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요. 먼저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철회할 때 제기했던 봇과 가짜 계정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위터에는 수많은 콘텐트가 넘쳐납니다. 참여자의 건전한 대화보다 봇과 가짜 계정으로 여론몰이하거나 가짜 뉴스 확산으로 인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트위터는 블록체인과 웹 3.0 요소를 더욱 적극적으로 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화 구조가 아닌 탈중앙화 구조로 점차 바뀌며, 봇과 가짜 계정을 없애고 건전한 대화가 가능한 온라인 공간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트위터 인수 직후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장문의 트윗을 남겼습니다. 그는 "현재 소셜 미디어는 극단적 방향을 띈 현상이 주를 이루며 이것이 혐오와 분단을 조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하며 광고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광고는 개인 선호도에 맞는 광고를 제공해야 실질적인 콘텐트가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부분 유료화나 암호화폐 송금 등 여러 기능을 도입해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위터의 매출 구조도 바꿀 수 있습니다. 현재 트위터는 무료 서비스지만 앞으로는 일부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트위터를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와 암호화폐에 관한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올해 6월 그는 "결제 기능을 트위터에 통합하고 특히 암호화폐를 도입하면 사용자가 돈을 주고받기 쉽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한 트위터가 자체 암호화폐 지갑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과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의 부분 유료화와 도지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남긴 바 있습니다. 지난달 초 머스크는 트위터의 일부 유료화를 제시하면서 "트윗 한 번에 0.1 DOGE를 부과할 것"이라 적었습니다. 또한, 'TwDOGE'라는 출금이 불가능한 트위터 전용 화폐를 도입하고, 하루에 3번 트윗을 하면 0.5 TwDOGE를 얻을 수 있는 보상 체계에 대해서도 트윗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트위터에서 봇, 스팸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위 내용을 모두 삭제했고 유료화나 암호화폐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트위터에는 여러 블록체인 기반 기능이 추가돼 있습니다. 앞으로 자체 암호화폐 지갑을 도입하고 암호화폐를 활용하면서 기존 트위터의 운영과 수익 창출 방식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트위터를 열심히 사용하는 헤비 유저에게 암호화폐 기반의 혜택을 주고 NFT 마켓플레이스와 제휴를 통해 NFT를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과연 새로운 형태의 트위터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의 새로운 트위터는 바로 '슈퍼 앱'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다시 추진하면서 모든 것이 가능한 앱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단순히 콘텐트를 공유하는 앱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서비스를 트위터에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슈퍼 앱의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의 위챗(WeChat)입니다. 이미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이 참여한 미팅에서 위챗을 언급하며 위챗이 지닌 송금, 택시 호출, 보험 가입 등 다양한 서비스에 기회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의 위챗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흥미로운 사실은 트위터를 떠난 창업자인 잭 도시는 블루스카이(Bluesky)라는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블루스카이를 처음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기술 담당은 당시 트위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최근까지 CEO였던 파라그아 그라왈입니다. 블루스카이가 개발한 프로토콜인 AT 프로토콜은 많은 개발 진척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잭 도시와 손을 잡고 관련 프로토콜을 트위터에 도입할지, 아니면 경쟁자로 인식하고 트위터와 블루스카이가 경쟁하게 될지도 트위터의 미래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다.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공지능·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디지털 경제와 산업에 대한 3권의 책을 펴냈다.
」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눈 부어오른 손흥민, 결국…토트넘 "얼굴 골절로 수술 예정" | 중앙일보
- "안녕 자기, 어젯밤 두고갔어" 차 유리에 뿌려진 속옷 1000장 | 중앙일보
- 실적 좋은데 주가 왜 추락해? ‘일회성 함정’에 돈 날린 그들 | 중앙일보
- '참사 모녀' 빈소 온 오지환…"아내가 정말 좋아했다" 남편 오열 | 중앙일보
- 이영애 "돕고싶다"…이태원서 숨진 러시아인 사연에 나섰다 | 중앙일보
- "성관계 거절해 남편이 생활비 끊었다"…이혼 전 받을 방법은 | 중앙일보
- "대자로 누운 사망자, 손 모으고 다녔다" 생존자의 슬픈 도움 | 중앙일보
- “지지율이 왜 오르지?”…노무현은 세 번 물었다 [변양균 남기고 싶은 이야기] | 중앙일보
- 항공사가 내 가방 고장냈다면…최대 354만원 보상받는 법 | 중앙일보
- 지옥철에 몸 욱여넣는 K직장인 일상…압사 인식조차 없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