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찰, 112 신고 받고 뭐했나”… 늑장 대응 집중 성토

최승욱,김승연 2022. 11. 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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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112 신고를 받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더불어민주당은 '112 신고 늑장 대응'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이 경찰의 늑장 대응에 집중 공세를 펼치는 것은 '112 신고 녹취록'이 이번 참사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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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녹취록이 ‘스모킹건’ 판단
서영교 “대통령실 주변 경찰 1100명”
진상조사 미흡 땐 국정조사도 거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한 의혹까지 포함해 사법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한결 기자


경찰이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112 신고를 받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더불어민주당은 ‘112 신고 늑장 대응’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은 경찰의 자체 감찰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국정조사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의 늑장 대응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같은 지점에서 반복적인 112 신고가 있으면 반드시 출동해야 하는 매뉴얼이 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라며 “그때 출동만 했어도 이런 대형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112 신고는 서울경찰청 112 신고센터로 들어가는데 서울청은 이를 듣고 무엇을 했으며, 이 신고는 용산경찰서도 동시에 받는데 용산서장은 무엇을 했느냐”면서 “당시 대통령실 주변엔 시위를 대비해 1100명의 경찰력이 있었다는데, 용산서장과 서울청장은 이 인력을 (집회 종결 후) 바로 배치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랬다면 이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엄연한 인재이므로 여기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시민들이 ‘압사당할 것 같다’ ‘사람이 죽을 것 같다’며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경찰에 위험성을 알리고 또 알렸다”면서 “당시 도심 집회 대응을 위해 배치돼 있던 경찰 기동대 인력도 충분했지만 사고 현장에는 투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경찰의 늑장 대응에 집중 공세를 펼치는 것은 ‘112 신고 녹취록’이 이번 참사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의 무능함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최고위 당국자들의 거짓말 등을 한번에 입증할 수 있는 것이 112 녹취록”이라며 “뻣뻣하게 굴던 윤석열정부도 이제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경찰의 대응에 대해 철저히 따져 물을 예정이다. 행안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경찰의 112 신고 묵살은 이 정부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현안보고를 통해 분명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경찰의 대응에 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12 신고 묵살은 부실 대처의 빙산의 일각 아니겠느냐. 전모를 밝혀 철저하게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면서 “(감찰과 국회 상임위의 진상조사가) 미흡하다면 국정조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행안위 소속 한 의원도 “참사 책임의 당사자인 경찰이 셀프 감찰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어제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 기자회견에서) 농담하는 것을 보니 이 정부에 제대로 된 책임 규명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정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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