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대급 도발 배경은

강현태 2022. 11. 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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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北, 이렇게 많이
탄도미사일 쏜 적 없어"
전날 박정천 담화 이후 도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국가 애도기간이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실질적 영토 침해"에 해당하는 역대급 도발을 감행했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1분경부터 약 2시간 반 동안 △평안북도 정주시·피현군 일대 △강원도 원산 일대 △함경남도 낙원·정평·신포 일대 △평안남도 온천·화진리 일대 △황해남도 과일 일대 등에서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 19발 가량을 동·서해상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은 오후 4시 30분경부터 약 40분 동안 북측이 △함경남도 선덕·신포 일대 △황해남도 과일 일대 △평안남도 온천 일대 등에서 동·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 6발을 추가로 포착했다.


합참 발표를 종합하면, 북한은 이날 약 10시간 동안 최소 25발의 각종 미사일을 전국 각지에서 발사했다.


북측은 오후 1시 27분경부터 약 28분간 북측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하루 만에 이렇게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많이) 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북한이 몇 발의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오전 8시 51분경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3발의 탄도미사일 가운데 1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우리 영해 인근 공해상에 떨어졌다.


구체적 탄착 지점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로 파악됐다.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약 22.2㎞)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해상이긴 하나, 우리 영해에 아주 근접해 떨어진 셈이다. 북한 탄도미사일이 NLL 이남에 탄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해당 미사일이 을릉도 쪽으로 향한 만큼, 울릉군에는 이날 오전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공습경보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오후 2시에 경계경보로 대체됐다. 경계경보는 오후 10시부로 해제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박정천 "韓美, 무력 사용
시도하면 끔찍한 대가"

앞서 북한은 전날 밤 박정천 노동당 비서 명의 담화를 통해 도발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 비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핵 선제사용 가능성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박 비서는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시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금의 상황에서 이것을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실상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발사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특수한 수단들'에 각종 핵 투발수단이 포함된다면 핵무기를 활용한 선제타격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 비서가 '한미의 무력 사용 시도 시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속초 '앞바다'에 탄도미사일을 탄착시킴으로써 핵 선제사용 의지가 말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에둘러 피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軍, 일부 탄도미사일 즉각 공지 못해
울릉도 쪽 향하다 떨어진 미사일
사실상 요격 '불가능' 입장 밝혀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국형 3축 체계를 겨냥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적어도 10개 지역에서 각종 미사일을 4차례에 걸쳐 최소 25발 발사했다. 발사 장소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짧은 시간에 여러 발을 쏘아 올리며, 저고도로 발사해 탐지 및 요격이 어렵도록 한 것은 우리 군의 킬체인(Kill Chain) 및 미사일방어(MD)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군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51분경 평안북도 정주시·피현군 일대에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실시간으로 공지하지 못했다. 군 당국은 통상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즉각 관련 내용을 언론에 알려왔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최초로 쏘아 올린 4발의 탄도미사일이 "고도가 굉장히 낮았고 거리도 짧았다"며 "분석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사실상 '실시간 판단'에 실패했다고 밝힌 셈이다.


군 관계자는 '울릉도 쪽으로 향하다 속초 앞바다에 떨어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패트리엇 포대가 강릉에 있었다"면서도 "해안은 요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요격 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들린다'는 지적에 "요격 범위가 대북(북쪽) 방향"이라며 "그쪽 해안은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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