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지훈 투런포, 1차전 아쉬움 날렸다
‘아기 짐승’의 포효가 인천 밤하늘에 울려퍼졌다. SSG 랜더스가 최지훈(25)의 활약을 앞세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을 잡고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2일 KS 2차전을 앞둔 최지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전날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수비는 더 불만족스러웠다. 3-2로 앞선 6회 초 무사 1루에서 김태진의 중전 안타 때 바운드 타구를 잡다 놓쳤다. 불규칙 바운드라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으나 실점으로 연결됐다.
최지훈의 별명은 ‘아기 짐승’이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국내 최고 중견수 수비를 뽐낸 ‘짐승’ 김강민(40)의 후계자이기 때문이다. 올해 WAA(조정 수비 기여도·스탯티즈 기준) 1위도 그다. 최지훈은 “수비를 잘 해야 하는 포지션인데, 자존심이 상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최지훈은 광주일고 시절 주장으로 2015년 대통령배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6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고, 동국대로 진학하며 외야수로 전향했다. ‘야구를 그만 둘까’도 고민했던 최지훈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4년 뒤 당당히 SSG 유니폼을 입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그는 지난해 주전 선수로 성장했다. 올해는 더 발전했다. 전경기(144경기)에 출전해 데뷔 첫 3할 타율(0.304)을 달성했다.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쳤고, 도루도 31개(3위)나 했다.
전날 부진을 씻으려는 최지훈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힘차게 돌아갔다. 중전 안타를 때려 1, 3루를 만들었다.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는 이후 볼넷 2개를 주며 흔들렸다. SSG는 적시타 없이 1회에만 3점을 뽑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친 최지훈은 2루 도루도 했다.
3-1로 앞선 5회엔 애플러의 커브를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홈런. 5-1로 달아나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7회 한유섬의 쐐기 솔로포까지 터지면서 SSG는 6-1로 승리했다. 최지훈은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SSG 선발 윌머 폰트는 ‘15승 투수’의 위력을 뽐냈다. 7회까지 안타 5개, 사사구 2개를 주고 1실점했다. 탈삼진은 4개. 강속구가 무기인 폰트는 빠른 공 비율(67.5%)이 높다. 이날 경기에서도 100개 중 무려 83개가 직구(최고 시속 154㎞)였다. 키움 타자들은 알고도 당했다. “7이닝을 던져주면 좋겠다”던 김원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승리투수가 된 폰트는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김원형 SSG 감독=폰트가 놀라운 피칭을 했다. 7이닝을 던져줬으면 했는데 정말 해줬다. 폰트가 잘 던질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1회 만루 찬스에서 3점을 냈기 때문이다. 3-1로 이기고 있었지만, 내 입장에선 불안했다. 최지훈이 5회 2점 홈런을 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3회 수비에서 콜 플레이 미스가 있었는데) 타구가 평범하지는 않았다. 서로 쫓아오다 보니까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았다. 폰트가 후속 타자를 병살타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3차전 선발투수는 오원석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애플러가 1회 제구 난조를 보였다. 3실점을 먼저 한 것이 좋지 않았다. 3회 무사 만루에서 많은 점수를 냈다면, 흐름을 좋게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3회 무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 (플레이오프에서도 1승1패로 출발했는데) PO와 KS는 다르다. 체력적인 열세에도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길게 가면 불리할 수도 있지만, 원정에서 1승 1패를 한 건 최상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현재 타순이 공격에서 가장 좋은 흐름이라고 본다. 김혜성을 4번 자리에 계속 기용할 계획이다. 3차전 선발은 에릭 요키시다.
인천=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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