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러군 수뇌부, 전술핵 사용 시점 논의…바이든 정부 놀라”
러시아군 수뇌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전술핵 무기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하기 위해 대화를 나눴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복수의 미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 군 수뇌부가 이런 대화를 나눴다는 정보는 지난달 중순 미 정부 내에서 공유됐다. NYT는 러시아 군 수뇌부가 이같은 논의를 한 사실은 핵무기 사용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이 단지 말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해 조 바이든 정부를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럼에도 미 관리들은 러시아가 전술핵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핵무기를 옮기거나 다른 전술적 조치를 취한다는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군 수뇌부가 전술핵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과 관련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처음부터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의 발언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고, 우리는 그것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원론적인 발언만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 중이란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수뇌부가 전술핵 무기 사용 시점 등을 논의한 이번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술핵탄두 2000여 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술핵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난달 17~30일 벨기에의 클레이너브로헐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북해와 영국 상공 일대에서 연례 핵전쟁 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 2022’를 진행했다. 훈련에는 나토 회원국 중 14개국이 참가했으며, 미국 전략폭격기 B-52 등 60여 대의 공중전력을 동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 등을 동원해 육해공 합동 정례 핵전쟁 훈련인 ‘그롬(우뢰)’를 실시하며 맞불 작전을 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훈련을 화상 참관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는 지난 1일 스카이뉴스와 퇴임 뒤 첫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가 이를 사용한다면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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