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가 있어~’ SSG 폰트, 과감한 직구 승부 주효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7이닝 4탈삼진 1실점 '승리 투수'
100구로 7이닝 소화하면서 변화구 불과 13개만
어떤 위기든 어떤 상대든 상관없이 강력한 직구로 압도

SSG 윌머 폰트. ⓒ 뉴시스

무섭게 치고 올라온 키움도 ‘천적’ 윌머 폰트(32·SSG) 앞에서는 순순히 물러났다.

폰트는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2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100구)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한 뒤 승리투수가 됐다. SSG 6-1 키움.

전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7로 패한 SSG는 승리가 절실했는데 폰트가 안전한 길로 안내하며 ‘역시 에이스!’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최고 스피드 154km.

‘상남자’였다. 이것저것 재지 않았다. 포수 이재원의 미트만 보고 강하게 던졌다.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구위로 정면승부를 걸며 이겼다. 폰트가 던진 100개의 공 가운데 변화구는 15개도 되지 않았다.

3주 가까이 휴식을 취한 폰트는 넘치는 힘을 패스트볼에 실어 던졌다. 위기에서도 오히려 높고 빠른 직구를 던져 타자의 스윙을 유도했다. 내야를 살짝 벗어난 빗맞은 타구가 속출했다. 득점권 위기에서도 ‘타격 5관왕’ 이정후와 과감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구위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회에는 푸이그에게 2루타를 내준 뒤 보크로 1사 3루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김태진과 이지영 모두를 내야 뜬공 처리했다. 빠르고 높게 형성된 폰트 공에 방망이는 밀렸다.

SSG 윌머 폰트. ⓒ 뉴시스

3-0 앞선 3회초. 중견수 최지훈과 우익수 한유섬의 콜 플레이 미스 탓에 송성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어이없는 외야수들 실수에 잠시 흔들렸지만, 자신의 페이스대로 힘껏 공을 뿌렸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베테랑 이용규를 병살타 처리했다. 이번에도 몸쪽 높은 직구를 던지는 과감한 승부로 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사이 주자 1명이 홈을 밟았고, 2루 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나온 ‘타격 5관왕’ 이정후도 뜬공으로 돌려보냈다.

위기를 지워버린 폰트는 4회부터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 내줄 정도로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그 사이 5회 터진 최지훈의 투런 홈런으로 5-1로 달아나면서 여유도 찾았다. 7회에도 폰트의 힘은 넘쳤다. 1사 후 김태진-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2루 위기에 놓였지만 김휘집-송성문을 상대로 빠르고 높게 형성되는 직구를 던지며 뜬공 처리했다.

6-1 앞선 8회초 시작과 함께 김택형과 교체된 폰트는 ‘키움 천적(4경기 3승 평균자책점 0.62)’다운 압도적인 투구로 자신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서 호투를 뽐냈다. SSG 김원형 감독도 "폰트가 놀라운 투구를 했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위압감으로 한국시리즈 한 경기를 지배한 ‘상남자’ 폰트는 큰 경기에서 선발 투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