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2] 마음 비운 최지훈, 원했던 '가을 사나이'로 우뚝
최지훈(25·SSG 랜더스)이 가을야구에서도 '짐승'의 후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최지훈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최지훈의 맹타로 경기 중반 승기를 장악한 SSG는 6-1로 대승을 거두고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전날 9회 말 동점 홈런을 쳤던 선배 '짐승' 김강민을 연상하게 하는 활약이었다.
최상의 결과였지만,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났을 때만 해도 최지훈의 표정은 다소 씁쓸했다. 그는 지난 1일 열린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그런데 최지훈이 아쉬웠던 건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최지훈은 현재 KBO리그 최고 외야수로 꼽힌다. 좌·중·우 전 포지션을 정상급으로 소화한다. 강견과 공격적인 다이빙 캐치를 두루 갖췄다. 정규시즌 타율 0.304와 31도루를 기록한 공격력도 막강했지만, 자타가 공인한 최지훈의 최고 무기는 수비였다.
그런데 1차전 그 수비가 말썽이었다. 6회 초 최지훈은 김태진의 안타를 포구하기 위해 쫓아갔지만 바운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타구는 최지훈의 뒤로 빠졌고 2루타가 됐다. 1루 주자였던 이정후가 홈을 밟았고, 결국 후속 적시타까지 나와 SSG는 주지 않아도 될 두 점을 줬다. 최고 수비수 최지훈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이었다.
최지훈도 할 말은 있었다. SSG는 손상된 홈 구장 외야에 디봇믹스를 뿌려놨다. 주로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디봇믹스는 잔디씨와 모래, 흙 등을 배합해 손상된 잔디를 살리기 위해 뿌려진다. 그러나 뿌려놓은 상태로 뛴다면 미끄러운 탓에 타구의 방향이 평소와 같이 규칙적이지 않게 된다. 최지훈은 타구가 '슬로 비디오'처럼 지나갔다고 떠올리면서도 "내 실책이 맞다"고 인정했다. 최고 수비수답게 변명 대신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지훈은 "방망이는 이미 포기했다. 타석에서 조금 욕심을 덜겠다는 뜻이다. (1차전 플레이는 잊고) 하던 대로 잘 수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경기 전 "정규시즌 때 못 쳐본 끝내기 홈런을 한 번 쳐보고 싶다"고 농담하면서 "너무 못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않으면서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보다 한결 비장해진 모습이었다.
2차전 수비도 마음먹은 대로 되진 않았다. 3회 초 수비 상황에서 최지훈은 키움 송성문이 친 우중간 타구와 마주했다. 평소의 최지훈이라면 여유있게 포구할 타구였으나 최지훈은 원 바운드 처리를 선택했다. 잔디 상태와 전날의 경험이 그를 위축되게 만든 듯 보였다.
대신 마음을 비운 타격에서는 확실하게 터졌다. 1회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지훈은 애플러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깔끔한 중전안타를 신고했다. 그가 데뷔 후 가을야구에서 기록한 첫 안타였다. 이어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다시 투심을 공략해 안타로 만들었다.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뚫어준 것도 최지훈이었다. SSG는 1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땅볼 2개로 3점을 선취했지만, 이후 5회까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막혔던 흐름은 6회 달라졌다. 선두 타자 추신수가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최지훈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최지훈은 애플러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헌납했다. 그러나 3구를 파울로 만들었고, 4구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당겨 우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3-1이던 경기를 5-1로 만드는 이날의 쐐기포였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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