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찾은 '야신' 김성근 "일본에서도 이정후 모르는 사람 없다"
'야신' 김성근(80)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인천을 찾았다. 한국시리즈(KS) 3회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김성근 감독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KS 2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당초 KBO는 김 감독을 시구자로 초청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되면서 KS 1~4차전 시구는 취소됐다. 김 감독은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김성근 감독은 2007년 SSG의 전신인 SK 지휘봉을 잡고, 세 차례(2007·2008·2010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코치와 감독을 지낸 김 감독의 우승 경력도 모두 SK에서 이뤄졌다. 김 감독은 한화 이글스 감독을 끝으로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코치를 지냈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났다.
김성근 감독은 "어제 집에서 (TV 중계로) 1차전을 봤다. 오늘은 높은 곳에서 보니 야구가 새롭다. 더그아웃에서 보는 것이랑 위에서 보는 것이랑 완전히 다르다. 위에서 보니 긴장감 없이 편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끌던 시절 'SK 왕조' 주역은 대부분 그라운드를 떠났다. 베테랑 투수 김원형은 감독이 됐고, 조웅천·조동화·이진영은 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하지만 김강민·최정·김광현은 여전히 선수로 뛰며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김성근 감독은 "김강민이 많이 늙었고, 살도 많이 쪘다. (한국나이로) 41세인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선수도 모자란데 우리나라도 그런 선수를 많이 남겨놓아야 한다. 자꾸 바꾸니까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도자로서 가르쳤던 선수가 좋아지고, 성장했을 때 기분이 좋다. 어제 김강민의 홈런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쌩쌩할 때도 못 치던 홈런이다. 어제는 깔끔하게 잘 쳤다"며 흐뭇해했다.
전날 선발로 나선 김광현에 대해서는 "2007년 KS 4차전 당시 김광현이 신인이어서 부담감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어제는 이겨야겠다는 의욕이 앞서면서 서두르는 것 같다. 오버페이스해 지친 것 같다"고 평했다.
김성근 감독은 키움의 간판 타자 이정후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도 이정후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올해 홈런을 20개 이상 쳤지만, 대부분 (잡아당겨)오른쪽으로 넘어가는 홈런이었다. 좌측으로 날아가는 것이 별로 없다"고 아쉬워했다.
내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프리미어 12 등 국제대회가 연이어 열린다. 김성근 감독은 "우리나라가 어떤 무기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상대를 막을 수 있는 공이 있느냐, 아니면 상대의 주무기인 공을 칠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도쿄올림픽 때 보니 타자들이 빠른 공을 못 쳤다. 시속 150㎞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어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외야 수비도 아쉬웠다. 접전일 때는 그런 게 약점이 된다. 베이스러닝에서도 앞으로 가려는 의욕이 부족해보였다"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걱정했다.
인천=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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