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부지리’ ACL행 아니다… 신구 조화가 만든 ‘역대급 성적’

김희웅 2022. 11.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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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리그 4위를 차지해 새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인천 유나이티드.(사진=프로축구연맹)

9년 만에 파이널 A(K리그1 상위 그룹)에 오른 인천 유나이티드가 구단 역사상 최초 아시아 무대를 밟는다.

지난달 30일 전북 현대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FC서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인천은 전북의 FA컵 제패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손에 넣었다. ACL 진출권은 K리그에 4장 부여된다. K리그1 1~3위 팀에 한 장씩 돌아가고, 남은 한 장은 FA컵 우승팀이 갖는다. 전북이 리그 2위를 차지해 이미 ACL 진출을 확보했기에 남은 티켓은 4위 인천이 차지했다.

전북과 서울의 경쟁에서 인천이 웃으면서 ‘어부지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력으로 ACL 진출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시즌 인천의 저력은 어부지리라는 단어에 묻혀서는 안 된다. 인천은 한 해 동안 충분히 ACL 무대를 밟을 만한 경쟁력을 보였다.

인천은 매년 강등권에서 잔류를 위해 싸웠다. 조성환 감독 체제 2년 차인 지난해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1년 인천은 파이널A 진출에 실패했지만, 여느 때와 달리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하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행보는 완전히 달랐다. 인천은 시즌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를 뽐내며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베테랑 수비수 김광석.(사진=프로축구연맹)

2021년 시작된 ‘베테랑 프로젝트’가 빛을 본 시즌이었다. 인천은 2021시즌을 앞두고 김광석, 오재석을 품었고, 임대생이었던 오반석을 완전히 영입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주전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을 데려온 것이다. 그해 여름에는 강민수·김창수·정혁, 올해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여름, 이명주 등 경험 많은 미드필더들을 품었다.

베테랑 선수들은 인천의 전력 상승에도 기여했으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빛났다. 훈련장에서 솔선수범하며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팀이 어려운 시기에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원래는 나이가 비슷한 선수끼리 모이곤 했는데, 올 시즌은 그렇지 않다. 특히 강민수·김창수는 어린 선수들과 잘 지낸다. 라커룸 토크를 진행할 때 베테랑들의 이야기에 울림이 있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섞으면서 칭찬은 화끈하게, 비판은 따끔하게 한다. 경기에서 지고 있으면 젊은 선수들은 멘털이 흔들릴 법한데, 베테랑이 잘 잡아줬다”는 게 인천 관계자의 전언이다.

순탄한 시즌이었다고 보이지만, 고비도 있었다. 전반기에만 14골을 몰아친 ‘주포’ 스테판 무고사(비셀 고베)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일본으로 향했다. 대체자로 온 에르난데스도 8경기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으나 부상으로 남은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프로 데뷔 골로 인천의 파이널 A행을 확정한 김민석.(사진=프로축구연맹)

이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김보섭(24), 김민석(20) 등 어린 선수들이 귀중한 골을 넣으며 인천에 승점을 선물했다. 특히 김민석은 인천의 파이널 A행을 확정하는 골을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민경현(20)은 주전 왼쪽 윙백으로 자리 잡으며 인천의 고민을 덜었고, 홍시후(21)는 시즌 내내 U22 자원으로 활약하며 전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명주는 “이번 시즌 선수 모두가 하나의 목표(ACL 진출)를 갖고 노력했다. 그래서 후반기 때 한 경기도 못 뛴, 이름도 못 들어본 어린 선수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독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인천의 한 해였다. 활기와 관록이 조화를 이뤄 인천을 아시아 무대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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