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분 공백' 이상민 행안장관, '밤 11시 20분' 이태원 참사 인지했다

행안부 재차 정정자료 통해 장관 인지 시점, 밤 11시 19분→밤 11시 20분…"비서실 통해 전달"
소방 당국 첫 신고 접수 시각 오후 10시 15분…대통령 인지 시점보다 19분 늦어
행안부 상황실에 접수된 시각은 오후 10시 48분…컨트롤 타워 한 축, 제대로 가동 안 해

이태원 대형 압사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수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상황을 처음으로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행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0분에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의 긴급문자를 통해 사고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 경찰을 통한 보고는 없었다.

소방 당국에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된 오후 10시 15분, 재난안전 상황보고체계에 의해 소방청 상황실이 행안부 상황실에 소방대응 1단계를 보고한 오후 10시 48분, 행안부 상황실이 내부 공무원들에게 1단계 긴급문자를 발송한 10시 57분에도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지 못했던 셈이다. 이 장관은 소방대응 2단계가 발령된 11시 20분에서야 상황을 파악했다.

당초 행안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이 장관이 오후 11시 19분 긴급문자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안부는 재차 정정자료를 내고 "장관은 11시 19분 발송된 긴급문자를 장관비서실의 직원을 통해 11시 20분에 처음으로 받아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면서 "11시 31분에는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으로부터 이태원 사고 관련 상황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후 11시 19분 발송된 문자에는 사고 발생 개요를 비롯해 심정지 환자 약 30명 추정 등 피해상황, 대응 상황 등이 담겼지만 이 장관은 긴급문자를 비서실 직원을 통해 전달 받았다. 행안부는 이와 관련해 장관의 연락처가 크로샷 발송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았고 11시 19분 발송된 크로샷은 비서실 직원을 통해 11시 20분 장관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른 이후에도 1시간 가량 컨트롤 타워의 한 축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건을 인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오후 11시 1분보다도 19분 늦은 시각이다.

이 장관은 참사 상황을 처음으로 인지한 이후 약 1시간 25분만에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45분 동안 현장에 머문 이 이 장관은 30일 오전 1시 50분에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덕수 총리 주재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했고 오전 2시 30분 대통령 주재 긴급대책회의로 자리를 옮겼다. 오전 10시에는 대통령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 나선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행안부 상황실에서 차관과 장관까지 보고해야하는 사안인지 판단해 상황 실장이 조치를 하게 된다"면서 "행안부 상황실로 접수된 시각이 오후 10시 48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을 통해 들어온 각종 신고는 행안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10시 15분 이전에 이태원쪽에서 7건의 신고가 들어왔지만 행사장 주변의 주취자 등에 대한 일반 구급상황"이었다"면서 "여기에 대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19신고 녹취록 공개 계획에 대해서는 "요구한다고 바로 나가는 것은 아니고 절차에 따라 공유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장관은 인파사고 예방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이후 소방청 직접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