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와 유럽 간 서울시 직원, 이상민보다 참사 더 빨리 알았다

문희철 2022. 11. 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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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관련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국민 안전의 최전방’인 행정안전부(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상황실)이 이태원 참사를 인지한 시점을 놓고 논란이다. 사고를 늦게 알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과 비교적 이른 시간에 인지했다는 반박이 맞선다.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경찰이나 소방을 통해서 행안부 상황실에 (이태원 참사가) 최초로 전파된 시간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48분”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경찰청 브리핑에 따르면, 경찰이 112 신고를 통해 이태원 참사 가능성을 처음 인지한 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이다. 행안부는 경찰이 참사 위험성을 처음 파악한 시간보다 4시간 14분 늦게 안 셈이다.


행안부, 이태원 사고 인지 시점 논란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안부 상황실은 재난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초기 상황 대처를 위해 중앙부처·유관기관에서 파견한 공무원이 24시간 365일 4교대로 근무하며 재난 징후를 파악한다. 이 때문에 행안부 상황실은 자칭 ‘국민 안전의 최전방’임을 내세운다. 박종현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소방청·경찰청·산림청 등 보고 체계를 통해 비상 상황을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기관이 접수된 모든 사고를 중앙상황실에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소방청은 비상대응 단계에 해당할 경우에만 보고한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소방청은 29일 오후 10시 15분 발생 사실을 알았다. 119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서울 119 종합상황실 등을 거쳐 이날 오후 10시 48분 행안부 상황실에 알렸다. 이때까지 경찰은 행안부에 참사 소식을 알려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당일 오후 6시 34분) 최초 신고 이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이 조사할 사항”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재난 안전 주무 부처 장관 인지 시점은…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를 받고 16시 35분(현지시간) 출국을 준비하기 위해 전용 차량에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유럽공동취재단]
행안부 상황실은 재난 상황을 알면 문자·유선 등을 통해 유관 기관에 전파한다. 또 상황실장이 장·차관에게 보고할 사안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상황실의 긴급 문자를 통해 참사 사실을 처음 안 것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0분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보고를 받은 오후 11시 1분보다 19분 늦은 시점이다. 또 유럽 순방 중이던 오세훈 서울시장을 네덜란드에서 수행하던 서울시 관계자가 인지한 시점인 오후 11시 13분보다도 7분 늦다.
2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마련된 '이태원 희생자 동경 분향소'에서 교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시청 필수 관계자에게만 발송하는 ‘2단계 재난 대응 발령’ 문자를 받고, 한국 시각 11시 20분에 현지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보고했다. 즉, 네덜란드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가 재난 안전 주무부처인 행안부 장관보다 이태원 참사 심각성을 먼저 알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같은 재난 상황 전파가 경찰·소방과 유기적 협조 아래 이뤄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명오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교수는 “모든 사안을 시시콜콜 장관에게 보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장관이 인지한 시점이 적절했느냐 여부는 당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당시 보고 관계자가 매뉴얼을 따랐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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