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통령 첫 지시 떨어지고 44분 후에 용산에 첫 보고"
지난달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사고 38분 뒤인 밤 10시 53분 소방청을 통해 첫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밤 11시 1분 참모에게 관련 첫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2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고가 발생한 직후 소방청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전했다.
지금까지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는 10월 29일 밤 10시 15분 발생했다. 이 부대변인은 “사고 발생 38분 뒤인 밤 10시 53분 소방청 상황실에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 상황을 확인한 국정상황실장은 밤 11시 1분 윤 대통령께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고, 이후 대통령은 사고 내용과 사상자 발생 가능성 등을 보고받고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밤 11시 21분 첫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부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 첫 지시는 밤 11시 29분 대변인실로 전달됐고, 밤 11시 36분 언론에 배포됐다. 당시 지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 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밤 11시 54분 부상자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보건복지부에 "응급의료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의료팀을 파견하고 인근 병원에 응급 병상 확보를 신속하게 실시하라"고 추가 지시를 내렸다. 이와 함께 행안부에도 "모든 관계 부처·기관과 함께 피해 국민에 대한 신속한 구급치료를 실시할 수 있길 바란다"는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이런 내용의 2차 지시 내용은 자정을 넘긴 30일 오전 0시 16분 언론에 배포됐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30일 0시 42분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며 “그 이후 대응 상황은 이미 취재진에게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30일 새벽 정부서울청사 상황실로 이동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상황을 실시간으로 대응했다.
반면, 경찰 보고는 30일 0시 5분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 팩스 형태로 접수됐다. 대통령실은 별도 언론공지를 통해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지난 10월 30일 0시 5분 경찰청으로부터 상황보고를 접수했다”고 알렸다. 소방청의 대통령실 통보 시간보다 72분 늦은 것으로, 윤 대통령이 관련 1차 지시 보다도 44분이나 늦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책임론이 여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는지 철저한 감찰과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이번 참사 관련 인책론에 대해 “인책은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도 수위와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정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6분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의 합동분향소 조문은 지난달 31일, 지난 1일 이어 세 번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음 주 사고수습 국면에서 국무총리가 먼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이후 윤 대통령이 사태가 일단락된 후 대국민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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