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군불 때는 야당, "확실한 애도는 진상규명"

민주당·정의당 "원인 규명 책임, 더는 정부에 못 맡겨"... 국민의힘은 아직 유보적

[박소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5일째에 접어들면서 '추모'를 넘어 '진상규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장 확실한 애도"라며 국회 국정조사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대표단 회의에서 "그 무엇도 밝힐 수 없는 정치적 침묵은 애도가 아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장 확실한 애도"라며 국정조사 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원인 규명의 책임을 더는 정부에 맡길 수 없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왜 경찰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는지, 이 같은 사실이 제때 보고가 되기나 한 것인지, 용산구청은 이제껏 해왔던 안전대책을 왜 시행하지 않았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이 참사에 진정으로 애도하는 최선의 길은 모든 상임위를 가동해 진상을 철저히 파헤치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경찰이 용산서를 감찰하고 있다. 책임을 용산서에 씌우려고 한다"며 "세월호 때 해경 경정 1명만 처벌하고 끝난 것이 생각난다. 세월호처럼 하지 못하도록 미리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의원도 "사고의 은폐 조작 시도를 막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연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애초에 인파밀집을 예측하지 못하고 ▲ 수차례의 112신고에도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와 ▲사고예방활동은 있었는지 ▲구조활동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원인파악과 재발방지책을 수립하고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하여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정조사 안 할 수 없어... 진실 밝히고 책임 물어야"

▲ 시민들이 1일 오후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슬퍼하고 있다.

또 다른 의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정조사는 안 할 수가 없다"며 "용산구청 회의, 박희영 구청장 행적 등등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국정조사를 해야 자료를 받아서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걸 행정안전위원회 따로 열고, 법제사법위원회 따로 여는 방식으로 하면 안 되고, 증인들을 한 자리에 앉혀 놓고 물어가야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책임질 사람이 누군지 분명해져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봤다.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기반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박 원내대표는 2일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 후 '국정조사 등 상세한 계획이 나왔는가'란 취재진 질문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고, 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좀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며 "다만 국회에 주어진 모든 책무를 우리로선 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은 아직 원론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애도기간이 끝나는 즉시 여야, 정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사고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만 말했다. 다만 조경태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112 신고 문제와 관련한 국정조사는) 가능하다"며 "4차례는 현장을 갔다는데, 출동 이후에 제대로 대처했는지 등도 철저하게 진상규명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