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불륜 추궁하자 폭행…정직된 현직판사, 재임용 신청

내연녀와 수년간 불륜을 저지르다 이를 의심하던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현직판사가 재임용을 위한 적격 심사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A판사는 최근 법관 재임용 신청을 했으며 지난달 진행된 법관 인사위원회 평가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2013년 임관한 A판사는 올해로 10년 차를 맞아 재임용 판단을 받아야 한다. 헌법상 법관은 10년마다 재임용 심사를 받아 연임할 수 있다. 10년 임기가 만료된 판사는 법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관회의의 재임용 동의를 받아야 한다.

A판사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내연녀와 불륜을 저질렀다. 불륜을 의심한 아내가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하자 A판사는 이를 거절했고, 실랑이하던 중 아내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A판사는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으로 최종 판결을 받았다.

1·2심 재판부 모두 A판사가 불륜을 의심하며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는 아내를 단순히 방어하는 정도를 넘어 공격적 성격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당시 아내가 A판사의 휴대전화를 빼앗기 위해 30분가량 다리에 매달려있었던 상황 등을 고려해 우발적으로 이뤄진 범행임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2019년 12월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법관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렸다"며 A판사에게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