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밀착하는 중·베트남…“공급망 협력·색깔혁명 차단”

권지혜 2022. 11. 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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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공급망 협력, 대테러 공조, 색깔혁명 차단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과 쫑 서기장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갖고 '중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심화하는 데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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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강화’ 공동성명
일대일로·양랑일권 추진 속도
中매체 “3년 만에 가장 떠들썩한 안방 외교” 평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달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쫑 서기장은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이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해외 정상급 인사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공급망 협력, 대테러 공조, 색깔혁명 차단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사회주의 형제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은 한때 국경 전쟁을 치렀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는 불편한 관계지만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격화되면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과 쫑 서기장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갖고 ‘중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심화하는 데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우선 “공급망 보장 협력 강화에 관한 양해각서를 잘 이행하고 양국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중국은 베트남과의 협력을 꺼낸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각국 기업들이 미국의 대중 압박에 대응해 공장 이전 1순위로 꼽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양측은 인프라 건설을 매개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중국과 베트남간 철도 건설을 골자로 한 ‘양랑일권’ 구상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법 집행 분야의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대테러 및 색깔혁명 방지를 위해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색깔혁명은 2000년대 초반 구소련권 국가에서 친러시아 정권을 연쇄 붕괴시킨 민주주의 개혁 운동으로 중국은 서방 등 외부 세력이 책동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베트남은 공동성명에서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중국의 통일 대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에 화답하듯 베트남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기로 했다. 양측은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의견 차이를 적절히 통제한다”는 수준으로만 언급했다.

쫑 서기장은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급 인사다. 시 주석은 집권 3기 첫 대면 외교 상대인 쫑 서기를 극진히 대접했다. 회담 후 열린 환영 연회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참석했다. 베트남은 미·중이 우군 확보에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의 중추 국가다.

중국 매체는 베이징이 3년 만에 가장 떠들썩한 안방 외교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쫑 서기장에 이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1일),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2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4일)가 잇달아 방중하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숄츠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 이후 중국을 찾는 첫 서방 국가 수반이다.

베트남=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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