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생 청년 기자, 가다실 접종을 준비하다
자궁경부암 예방주사인 가다실 접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오해를 짚어내고, 정확한 정보와 함께 접종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본 기자의 경험과 취재를 토대로 가다실 접종을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기획이다. 나와 내 파트너를 위한 주사 맞을 결심, 1995년생 청년 기자가 직접 알아보고 맞아보며 취재했다. <편집자말>
[은평시민신문 김연웅]
"당시 만나고 있던 애인에게 혹시나 제가 의도치 않게 심한 병을 옮길 수도 있기에, 맞을 결심을 했습니다."
▲ tvN드라마 ‘청춘기록’ 촬영 당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장면 관련 모습 (사진 : 배우 권수현 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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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장면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잘 모르는 김진우가 "나는 자궁도 없는데 자궁경부암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자, 원해나는 자궁이 없어도 효과가 있고,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해당 드라마 방영 후 자궁경부암 백신의 남성 접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등 많은 시청자의 공감이 뒤따랐다.
▲ HPV 백신 ‘가다실9(9가)’ 접종 카드 전면 표지 (사진 : 김연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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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는 자궁과 질을 연결하는 자궁 경부에 생기는 자궁경부암을 비롯하여 질에 발생하는 질암과 여성형 생식기 외음부에 발생하는 외음부암, 그 외 항문암 및 생식기 사마귀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2017년 발표한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매년 약 3300명의 여성에게서 새롭게 진단되고 있고 900명 내외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HPV 감염으로 인한 암 중 92%가 자궁경부암으로 나타나고 있어, HPV 백신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으로 불러도 무방한 수준이다.
HPV 백신이 여성에게만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HPV 백신 기접종자인 하승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1989년생 남성)는 "HPV는 남성 신체에도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음경에 생기는 음경암이나 얼굴과 목 주변에 생기는 두경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두종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전문의는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은 스스로를 이러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자신의 파트너를 해당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권장된다"고 부연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추혜인 살림의원 원장은 "현재 HPV에 대한 백신에는 서바릭스(2가)와 가다실(4가·9가)의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2가 백신인 서바릭스의 경우,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는 고위험 유형(16, 18형)의 바이러스만 표적으로 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시된 백신이다"라고 말했다.
추 원장은 "반면 가다실은 고위험 유형(16, 18형) 외에도 더 많은 HPV 유형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되었으며 많은 HPV 유형을 예방하는 백신이 바로 가다실 9가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실제 남성 접종의 경우에는 서바릭스가 아닌 가다실을 권장하는데, 이는 남성 접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된 백신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안내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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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본인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현재 HPV의 경우 국가에서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과 HPV 예방접종 사업(2022년 대상자 확대)이라는 이름으로 지원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의 경우, 만12세 여성 청소년에게 서바릭스(2가) 또는 가다실(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사업이다. HPV 예방접종 사업은 만13~17세 여성 청소년과 만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서바릭스(2가) 또는 가다실(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주고 있다. 가다실(9가)의 경우 현재는 국가예방접종 지원 백신이 아니므로 유료 접종만 가능하다.
추혜인 원장은 "HPV 백신은 기본적으로 총 3번(1차 접종 2개월 후 2차, 4개월 후 3차 접종) 맞아야 하는데 반해, 만15세 미만의 경우 2번(1차 접종 6개월 후 2차 접종)만 접종하면 되므로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관계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사람(HPV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예방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에, 비교적 성생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연령대의 청소년에게 권장된다"며 만15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접종이 권장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 HPV 백신 ‘가다실9(9가)’ 접종 카드 후면 접종 일정(1차 접종) (사진 : 김연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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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접종을 포기하긴 이르다. HPV 백신 접종은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일은 맞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정은 부천시민의원 원장은 "HPV 백신 접종도 독감 접종이랑 똑같다. 가까운 병원에 문의해 접종을 하는 병원인지, 재고가 있는지 확인 후 예약 방문하여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독감 백신 접종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면, 접종 자체는 상담 후 주사를 맞는 일에 그쳐, 시간이 많이 들지도 않고 어려운 일도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HPV 백신을 유료 접종하는 경우 그 가격은 소비자가로 각 병원마다 다르게 책정된다. 따라서 본인의 지갑 사정과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하여 어떤 종류의 HPV 백신을 맞을 것인지 미리 결정하고, 인근 병원의 HPV 백신 접종 여부와 재고 상황 및 접종 비용을 파악한 후 접종에 나선다면, 합리적이고 간단하게 예방접종에 성공할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에게 문의하고 정확한 권고를 받는 것이다.
"그냥 병원 가서 '가다실 맞으러 왔어요' 하고 용기내면 어려울 것이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심지어 의사 선생님께서 '남자가 먼저 맞으러 오는 경우가 드문데 용기내서 멋지다'는 칭찬까지 해줬습니다. 많이 뿌듯했어요."
주사 맞을 결심만 한다면 전혀 어렵지 않다는 A씨, 단 한 번의 결심과 세 번의 접종만으로 나와 파트너 모두가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데, 주사 맞을 결심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
※ 기획취재 다음 편은 '주사 맞을 결심 : 청년 기자 가다실 직접 맞아보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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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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