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홈런 주인공 김강민의 예언 "신수가 내 기록 깰 것"
"오늘 깨져야죠." 한국시리즈(KS) 최고령 홈런의 주인공 SSG 랜더스 김강민(40)은 자신의 기록이 깨지길 바랐다.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를 응원하는 마음이다.
김강민은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 9회 말 대타로 나와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 김재웅으로부터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5-6으로 뒤지던 SSG를 살린 한 방이었다. 아쉽게도 연장 10회 초 점수를 내줘 SSG는 6-7로 졌다. 그래도 김강민은 최동수가 갖고 있던 역대 최고령 홈런(40세 1개월 19일) 기록을 깨트렸다.
2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강민은 "져서 의미 없다. 이겨야 동점 홈런"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잘 맞아서 살짝이라도 넘어갈 줄 알았다. 생각보다 많이 날아갔다"고 돌이켰다.
홈런을 친 뒤 묵묵히 베이스를 돈 김강민은 "당연하게 홈런을 쳐서 그런 게 아니다. 정규시즌 때 세리머니를 안 하면 이기길래, 어제는 일부러 하지 않았다"며 "사실 대타로 들어가는 거니까 그런 걸 생각할 처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1위에 올라 3주간 휴식을 취한 SSG는 첫 경기에서 수비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김강민은 "외야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선수들 상태가 좋다. 지금까지 진 1차전 중에선 제일 잘 한 경기였다. 1, 2점 뽑고 진 경기도 많았다. 점수를 많이 내고 져서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2001년 전신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김강민은 왕조 시절부터 활약한 베테랑이다. 세 번의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SK는 2007, 2008년 1차전을 내줬지만,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김강민은 "한 경기 이기고 나서부터가 시작이다. 항상 그랬다. 분위기를 한 번 타면 '돌격 앞으로'가 된다. (가을 야구를)처음 하는 선수도 있고, 상대는 쭉 경기를 해왔다.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강민은 "나는 처음 KS에 나갔을 때, 얼굴이 하얗게 떴었다.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 나간 후배들은 별로 떨지 않는 거다. 공 끝까지 보고 치라고 해서 너무 늦게 휘둘렀다"고 추억했다.
김강민은 자신의 기록이 깨지길 기대했다. 생일이 2개월 빠른 친구 추신수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김강민은 "신수가 홈런을 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4년 뒤 또다시 주인이 바뀔 거라는 예언을 했다. 후배 최정에 의해서다. 2026년 가을 야구에서 최정이 홈런을 치면 이 기록을 넘어선다. 김강민은 "어차피 최고령 기록은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최정이 다 세울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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