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절반 내렸는데도…김장 물가 1년전보다 비싸졌다
배춧값이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지만 김장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무ㆍ고추ㆍ파 같은 주요 김장 재료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일 전국 소매점에서 배추 한 포기는 평균 4494원에 팔렸다. 한 달 전 8285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45.8% 값이 내렸다.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배추 물량이 시중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포기당 1만원 안팎을 오가던 배추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때 배춧값 3895원보다 15.4% 비쌌다. 평년(5년 평균) 가격 3784원과 비교해도 18.7% 높은 가격이다. 최근 들어 배추 가격이 내려갔다 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김장 물가는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
다른 김장 재료 가격도 마찬가지다. 1일 무 소매가는 개당 3256원으로 한 달 전 3991원보다 18.4% 하락했지만, 1년 전 1762원과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한다. 대파는 ㎏당 3233에 팔렸는데 전달보다 6.9%, 지난해보다 14.7% 각각 비쌌다. 깐마늘(국산)도 1㎏에 1만3585원으로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11.1%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26만7000t으로 지난해보다 10.4% 늘었다. 가을무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38만5000t 수준이다. 이달 김장철에 맞춰 가을배추ㆍ무 물량이 더 풀리면 가격은 추가로 내려갈 전망이다. 이렇게 배추ㆍ무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두 달 전보다 가격이 낮을 뿐 지난해보다는 한참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채소 물가가 워낙 많이 오른 탓이다.
게다가 마늘ㆍ고추ㆍ파 같은 양념 채소 가격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름철 기상이 나빴던 탓에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건고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1.6% 감소했고, 양파 재고량도 19% 줄었다. 마늘 재고도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금(金)치’라고 불릴 만큼 여전히 비싼 국산 김치 가격에 수입 수요가 크게 늘었다. 농촌경제연구원 집계 결과 지난달 1~20일 김치 수입량은 1만7781t으로 전년 대비 39.9% 급증했다. 국산 김치만큼 비싸진 않지만 외국산 김치 가격도 많이 올랐다. 지난달 외국산 김치는 국내에서 10㎏당 평균 1만2370원에 판매됐는데 1년 전보다 31.5% 높은 가격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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