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하자마자 해고 칼날…'머스크표' 트위터를 둘러싼 우려 3가지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인수 절차를 마친 뒤 연일 그의 행보가 보도되고 있다.
세계 최대 부호이자 평소 '괴짜'로 유명했던 머스크 CEO로 인해 트위터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지, 콘텐츠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질 지, 인수 시 받았던 대규모 대출은 어떻게 해결할 지 등 수많은 우려를 시장은 쏟아내고 있다.
① '회사' 트위터의 개혁은 어디로? 다섯번째 CEO 맡은 머스크머스크 CEO는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굴착회사 보링컴퍼니, 뇌신경 스타트업 뉴럴링크에 이어 트위터까지 5개 회사의 CEO를 맡게 됐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트위터 인수 직후 경영진부터 대대적으로 교체하고 나섰다. 인수 당일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와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 등을 해고했다. 이후 트위터 광고·마케팅을 담당하는 세라 퍼소넷 최고고객책임자(CCO) 등 주요 임원들이 줄줄이 퇴사했다.
경영진에 이어 이사진도 해산시켰다. 전날 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이사회 멤버 9명이 "더는 이사가 아니다"라면서 자신이 단독 이사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문서가 보도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사회 해산 상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 공개는 없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설명한 상태다.
트위터 직원들도 대규모 정리해고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정리해고 규모가 1차로 전체 직원의 25%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진행되는 해고를 합치면 총 50%, 현재 직원의 절반 가량이 트위터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 CEO가 인수하기 전 보도됐던 전 직원의 75%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수천명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머스크 CEO가 인수 직후 트위터의 '사람'들부터 연일 교체하며 개혁에 나선 상황에서 시장은 트위터가 어떤 형태로 재구성될 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의 광고 영업 책임자인 퍼소넷 CCO는 광고주들의 신뢰를 받아왔던 인물인 만큼 트위터의 광고 매출 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처럼 경영진과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바꾸면 사업적 특성이 크게 변화하는 만큼 머스크 CEO의 행보가 트위터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② '표현의 자유' 강조한 머스크…광고주들은 불안하다트위터는 매출의 90% 이상을 광고로 만들어낸다. 따라서 광고주는 트위터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인수 절차를 진행하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계정 복구까지 예고했던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직전 광고주들을 향해 "트위터가 만인의 지옥이 될 순 없을 것"이라면서 달래는 트윗을 올린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주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머스크 CEO와 트위터를 바라보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직후인 지난달 28일 괴한에게 폭행을 당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남편을 모욕하는 음모론 트윗을 걸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삭제한 적 있다. 머스크 CEO가 콘텐츠 조정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고 퇴사한 퍼소넷 전 CCO가 머스크 CEO에 대해 글로벌책임미디어연합(GARM)이 만든 기준을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광고주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세계광고주연맹(WFA)이 설립한 마케팅 산업그룹 GARM은 지난달 31일 머스크 CEO에 트위터에 부적절한 콘텐츠가 계속 남아있도록 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이는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또 세계 최대 광고 회사인 IPG도 같은 날 소셜 미디어 에이전시를 통해 당분간 트위터에 광고 지출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당분간 트위터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의 신뢰도와 안정성은 광고주의 핵심 판단 요소다. 머스크 CEO의 인수 이후 트위터에 극우 인사들의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쏟아지는 것은 광고주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IPG 자회사인 컨설팅 업체 블랙글래스의 캐시 클럼퍼 CEO는 뉴욕타임스(NYT)에 월마트와 펩시, 캐딜락 등 주요 광고주에게 조사를 진행해본 결과 트위터의 방향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광고 게재를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머스크 CEO는 유료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사용자 인증 기능을 포함한 유료서비스 '트위터 블루'의 요금을 기존 4.99달러에서 8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인수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나온 첫번째 트위터 서비스 관련 결정이 바로 광고에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서비스 요금의 인상인 것이다.
머스크 CEO는 "파란색 체크 마크 하나를 가졌는지 아닌지를 두고 지주와 소작농을 가리는 지금의 '트위터 블루' 시스템은 말이 안된다"면서 "트위터가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는 매출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가 광고주를 설득함과 동시에 광고 외 서비스 비중을 확대해나가면서 향후 트위터의 콘텐츠 관련 정책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SNS 시장에서 트위터가 갖는 영향력도 적지 않은 만큼 머스크 CEO의 결정에 따라 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을 전망이다.
③ 빚져서 사들인 트위터, "은행들은 일단 내년 초까지 채권 매각 안하기로"머스크 CEO의 트위터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하는 또 다른 주체는 바로 월스트리트다.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자금을 보태면서 이를 회수할 수 있을지가 트위터의 미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인수 총액 440억달러(약 62조4000억원) 중 130억달러를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당초 은행들은 이렇게 갖게 된 대출 채권을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매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여파로 신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트위터의 행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어 당장 이를 처분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은행들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의 사업 계획을 명확히 발표하길 기다리며 내년 초까지는 대출 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7개의 대출 기관들은 머스크 CEO가 2023년과 2024년 트위터의 재무에 영향을 줄 비용 감축을 포함한 전략을 내놓아야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처음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지난 4월 이후 시장 상황이 크게 변화했다. 채권시장 금리가 크게 오르고 시장이 얼어붙어 이를 채권을 인수할 구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블룸버그는 관련한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모건스탠리가 5억달러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지난달 초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와 머스크의 합의 드라마는 월가 은행들에게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면서 "막대한 부채를 정당화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을 설득해야한다"고 전했다.
트위터의 재정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의 신용등급을 종전 'Ba2'에서 'B1'으로 2개 등급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B1 등급은 투기등급 중에서 상위 4번째에 해당한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130억달러라는 상당한 부채가 발생하고 보유 현금 감소로 부채 비율은 상승한 것이 영향을 준 것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광고 시장이 얼어붙어 트위터의 실적도 불안한 상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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