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넘자 이번엔 자본잠식 우려…항공업계 또다시 ‘악몽’

강기헌 2022. 11. 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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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국내선 여객기들이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3분기 실적 공시를 앞둔 항공 업계엔 자본잠식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뉴스1


항공 업계에 자본잠식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간신히 코로나19 격량을 넘어서자 암초에 맞닥뜨린 모양새다. 특히 3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저비용항공사(LCC)는 고민이 크다.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LCC가 최근 자본 확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진에어가 대표적이다. 진에어는 지난달 31일 자본 확충 목적으로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시장에선 진에어가 올해 3분기 부분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진에어의 자본 총계는 1160억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에만 745억원의 채권을 상환했다. 진에어는 올해 3분기에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다면 부분 자본잠식을 피하기 어려웠다.

제주항공은 최근 모기업에서 자금을 수혈했다.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제주항공에 1097억원에 달하는 출자를 결정했다. AK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1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코로나19 이후 AK홀딩스가 제주항공에 대규모 출자에 나선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의 자본 총계는 1380억원이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출자는 제주항공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었지만 이번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위한 자금 조달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자본 총계가 1000억원 미만인 항공사도 있다. 티웨이항공의 자본 총계는 6월 말 기준으로 887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엔 자본잠식률이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마이너스 203억원(6월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월 말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총계는 2046억원이지만 상환해야 할 채권은 1조1500억원에 달한다.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자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도 고민이다. 항공기 리스료 등은 달러로 지불해야 하기에 환율이 오르면 손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화물 등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국제선 확대로 회사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자본잠식 우려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원화 환산 손실 발생이 주요 원인으로 현금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대한항공과 기업 결합 이슈가 있어 유상 증자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으로선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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