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반도체 규제 일부 완화…"韓·日 등엔 규제 동참 요구"

박소영 2022. 11. 2. 16: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기업에서 일하는 미국인들에 대한 규제 범위를 예고했던 것보다 소폭 완화했다. 반도체 칩 설계 및 디자인 업무를 맡은 미국인은 예외 적용될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 공장 로고. EPA=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지난달 28일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와 관련해 새로 발표한 문서에 일부 축소된 미국인 종사자 규제 조항이 포함됐다. 이 문서는 지난달 7일 BIS가 발표한 수퍼컴퓨터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사실상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조처에 대한 후속 조치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이 중국 내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를 개발 또는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품을 전달하거나 전달을 승인하려 할 경우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무 또는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예외 규정은 반도체 관련 품목의 유지·수리·개조 업무를 맡는 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는 "일반적으로 공장 운영 및 기계 소유 등과 관련 없는 반도체 설계 및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는 미국인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반도체 장비업체 베이팡화창(北方華創·NAURA) 등은 여전히 영향을 받겠지만, 그 영향은 특정 업무 담당자들에게만 미칠 것"이라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미, 대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상무부]


앞서 지난달 7일 BIS는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군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중국에서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것을 돕는 일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BIS가 내놓은 이 제재 방안은 범위가 너무 넓어 세계 반도체 업계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베이팡화창 등 여러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인 직원의 중국 기업내 활동을 중단시키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테아 로즈먼 켄들러 미국 상무부 수출관리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13일 "수출 제한 조치 대상 범위를 좁혔다"며 "이를 통해 우리 조치가 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은 동맹국에 미국과 같은 수준의 반도체 대중 수출규제 도입을 요구했다고 일본 니케이아시아가 1일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중 어떤 내용을 따라갈 수 있을지 논의를 시작했다. 아울러 미국의 다른 동맹국인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어떻게 대응할지 동향을 살피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업계에선 "미국 기업만 중국에서의 매출을 잃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다른 나라에도 같은 규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은 한국과 대만이 각각 약 20%, 일본이 15%, 미국이 12%다. 미국 정부도 동맹국과 연계하면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입수하거나 생산하기 어려워져 규제의 유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 등 동맹국 반도체 업계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매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잃으면, 이미 시장 침체에 직면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수익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