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망가진 방아쇠, 누가 안우진에게 돌을 던지랴

배중현 2022. 11. 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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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1차전 오른 중지 물집 부상
정규시즌 3003구 이어 PS 334구
피까지 나는 상황에서 교체
"최소 10일 이상 걸릴 듯"
부상 아쉽지만 올해 활약 인상적
2022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1일 오후 인천 SS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손가락 부상으로 조기 강판한 안우진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3337구.

올 시즌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 합산 투구 수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3003구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로는 5년 만에 '정규시즌 3000구'를 달성한 뒤 PS 4경기에서 334구를 추가했다.

안우진이 2022시즌 3338번째 공을 던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1일 열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오른 중지의 물집이 터져버린 탓이다. 물집은 강력한 마찰 등에 의해 피부 가죽이 부풀러 올라 그 속에 림프액이 찬 상태. 안우진은 이번 가을 야구 첫 등판이던 지난달 16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부터 물집과 싸웠다. 준PO 5차전,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선발 등판할 때도 손가락 상태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PS 3경기에서 순항했지만 결국 네 번째 등판에서 탈이 났다.

안우진은 KS 1차전 3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예후가 좋지 않다. 물집이 터져 피가 나는 상황에서 교체됐기 때문이다.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물집이 잡혀서 터진 거면 (정상적으로 투구하기까지) 최소 10일 이상이 걸릴 거 같다. 단순히 물집만 잡힌 거면 물을 빼면서 관리가 가능한데 터지면 더 쓰라리고 꽤 오래간다"며 "(치료를 위해선) 시간이 답인데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태로 공을 던지면 분명 또 터진다. 시리즈 내 복귀할 수 있을지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KS 1차전을 중계한 박용택 KBS 해설위원도 "이번 가을야구에서 (물집이) 계속 있었지만, 지금처럼 터진 경우는 없었다. (시리즈 향방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을 누구보다 빠르게 감지한 건 홍원기 키움 감독이다. 홍 감독은 KS 1차전이 끝난 뒤 "하루 이틀 지나고 경과를 봐야 할 거 같다. 속살까지 벗겨지고 피가 난 걸 봐서는 이전보다 더 심각할 거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가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펼쳤다. 키움 선발 안우진이 3회 SSG 최정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교체 되고있다. 손가락 물집이 터져 바지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물집이 생긴 건 안우진의 오른 중지. 공을 던질 때 솔기 부분과 강한 마찰이 발생하는 손가락이다. 안우진의 주 무기인 슬라이더도 오른 중지와 검지를 활용해 공에 강한 회전력을 만든다. 중지를 다쳤다는 건 총의 방아쇠가 망가진 거나 다름없다.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러 복귀하더라도 위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안우진은 1년 내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키움 선발진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 1위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가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225개에 1개 부족했다. 시속 157㎞를 넘나드는 빠른 공에 고속 슬라이더를 조합, 타자를 압도했다.

그의 위력은 PS에서도 발휘됐다. 준PO에선 2경기 평균자책점 1.50(12이닝 2실점), PO에서도 1경기 6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키움이 2019년 이후 3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KS 무대를 밟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불펜이 약한 키움은 안우진 등판 경기에서 계투진 소모를 아껴 다른 경기에서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팀에선 "안우진이 등판하면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신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KS 우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졌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은 1선발로서 시즌 내내 자기 몫을 충분히 잘해줬다"고 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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