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에게 따뜻한 세상을" 경비원 감축 반대 이끈 감동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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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절반으로 줄일지 여부를 묻는 입주민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반대가 더 많이 나오면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입주민들한테 경비원 12명을 절반으로 줄일지 여부에 대해 찬성·반대를 물은 것이다.
한 경비원은 "호소문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고맙다"며 "글을 쓰신 분한테 인사를 하고 싶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되었다. 투표 결과도 반대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하니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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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기자]
▲ 창원 성산구 안민동 소재 청솔대동아파트에서 경비원을 절반으로 줄일지 여부를 묻는 주민 찬반투표가 진행되자 한 입주민이 '반대 호소문'을 붙여 놓았다. |
ⓒ 윤성효 |
경남 창원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절반으로 줄일지 여부를 묻는 입주민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반대가 더 많이 나오면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찬반투표를 앞두고 한 주민이 게시판에 붙인 호소문이 관심을 끈다.
창원특례시 성산구 안민동 소재 청솔대동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 사이 경비 운영방안에 대한 찬반 의견 투표를 벌였다.
입주민들한테 경비원 12명을 절반으로 줄일지 여부에 대해 찬성·반대를 물은 것이다. 투표 결과부터 밝히면 반대가 더 많이 나왔다.
앞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사안의 민감함을 고려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의견 청취 등 절차요건이 미충족(반대의견 소수)으로 투표 없이 확정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공감, 소통 운영을 위해 입주민들의 전체 의견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로 했다. 결과를 토대로 확정하고자 하오니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투표는 전자투표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찬반 의견 중 다수 의견 수용"이라고 적시했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아파트 게시판에 호소문이 붙었다. 입주민은 "호소합니다. 경비 아저씨들을 반으로 줄이는 안건에 대해 찬반 전자투표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반대에 투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102동에 사는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그는 "12명의 경비 아저씨를 6명으로 줄이면 월 1만 5000원의 관리비가 줄어든다고 합니다"라며 "저 역시 생활이 넉넉하지 않지만 관리비 몇만 원 아끼자고 경비 아저씨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싶지는 않습니다"라고 호소했다.
6살 딸을 키우고 있다고 한 그는 "아이에게 우리 아파트가 더불어 사는 것을 택하는 따뜻한 이웃들이 사는 곳이라 알려주고 싶습니다. 꼭 반대에 문자투표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라고 했다.
호소문이 나붙자 다른 입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주민들은 호소문에 적힌 핸드폰 번호로 "좋은 의견입니다", "응원합니다"라거나 "소신 있는 행동에 존경을 표하며 저희도 반대에 투표할 예정입니다", "저도 동참합니다. 용기 있는 의견에 한 표 던집니다. 아내에게 같은 의견 전달한다"라는 글을 보냈다.
한 주민은 "청솔마을 아파트 여러 동을 옮겨가며 몇 년째 거주 중인 주민입니다. 님의 따뜻한 마음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어 이번 안건이 백지화되길 빌어봅니다"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용기 내어 호소해주신 분께 존경을 표합니다"라고 인사했다.
한 경비원은 "호소문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고맙다"며 "글을 쓰신 분한테 인사를 하고 싶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되었다. 투표 결과도 반대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하니 더 좋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찬반 투표 수치는 내부 일이라 공개할 수 없다. 투표 결과 반대가 더 많이 나왔다. 경비원 인원수 유지로 결정될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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