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즌에 도래한 역실적장세...주도주 교체 ‘주목’

이홍석 2022. 11. 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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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부진 발표 줄 이어…주가 변동성 확대 전망
2차전지·바이오 영향력 증대 …주도권 경쟁 심화
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을 잇는 가운데 부진한 실적이 계속 나오면서 증시도 역실적장세(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증시 하락)에 진입하는 양상이다.


올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까지 역실적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여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으로 이 과정에서도 주도주 교체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바탕으로 현재 증시가 역금융장세(금융 긴축 정책에 따른 증시 하락)가 역실적장세로 전환되는 국면으로 단기적으로 상승 탄력이 저하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론적으로 보통 주식 경기 순환 흐름은 금융 장세-실적 장세-역금융 장세-역실적 장세의 사이클을 보이는데 올 들어 지속적인 기준금리 상승 등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촉발돼 지속돼 온 역금융장세가 이제는 역실적장세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실제 현재 경기와 실적 흐름을 보면 전형적인 역실적 장세의 흐름이 전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유럽은 주요국들 중심으로 내년 역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내년 실적 전망치도 사상 유례없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익 레벨이 가파르게 낮아지고 지수 반등 목표치와 중요 지지선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경기 둔화와 악화에 근거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통화정책 안도감 이후 경기 침체라는 후폭풍이 증시에 미칠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공론화·이슈화되는 이면에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그동안 금리 인상과 긴축이 증시를 압박해 왔다면 앞으로는 경기 침체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픽사베이

이러한 장세 변화와 함께 증시 주도주 교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와 IT주의 약세 속에서 2차전지와 바이오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주도권 경쟁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SK하이닉스는 최근 3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 전후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28일 시총 규모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추월당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주(10.24~28) 주가가 7.85%(9만500원→8만3400원) 하락하면서 같은기간 3.42%(84만7000원→87만6000원) 상승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윗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이와함께 2차전지 소재업체인 포스코케미칼도 올해 14만4000원에서 시작한 주가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20만원선을 돌파(1일 종가 기준 20만4000원)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시총 규모가 크게 증가했고 이는 포스코그룹의 전체 시총을 끌어 올리는데 기여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가와 실적이 동반 하락하는 역실적장세에서 2차전지와 바이오, 금융 업종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랠리 후반부를 이끌었던 반도체와 IT주들의 영향력은 감소한 반면 그 빈자리를 2차전지와 바이오, 금융주가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약세장을 지나면서 시총 상위 종목군 업종 구성에 변화가 생겨왔는데 앞으로 시총 상위 종목군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역실적 장세에서 초중반부에 코스피 대비 업종간 상대 강도의 흐름은 뒤죽박죽이지만 이익 하향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에서 살아남은 업종은 추세 반전 구간에서도 주도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중 무역분쟁 구간에서는 이익 흐름이 무난했던 업종보다는 이익 하향폭이 컸어도 회복 탄력성이 큰 업종이 주도 업종으로 나타났다”며 “해당 구간에서 주도주는 반도체와 자동차였고 현재는 2차전지가 승자로 거듭났고 반도체도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차기 주도주에 대한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주는 특히 내년 이익 회복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익 회복 탄력이 크다면 긴축 노이즈가 해소된 구간에서 프리미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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