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한식의 세계화' 넘어 '한식의 산업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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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식의 세계화'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한식을 세계 5위권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로 한식세계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어느 정도 이뤄낸 모양새다.
최 회장은 "한식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구분하고, 산업적 측면에서 한식을 육성시키고자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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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투자 등 과제 산적
#1. 최근 뉴욕에 출장 차 방문할 일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거리의 풍경, 충격적인 물가도 인상적이었으나 가장 큰 건 한식의 인기. 코리안 BBQ는 물론이고, 분식, 파인다이닝, 포차까지. 줄 서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인터뷰한 뉴요커들의 반응도 하나같이 '원더풀'. 최근 한식의 인기가 핫하다 하는데 그게 '찐'이었다.
#2. '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로 꼽힌다. 올 7월 발간된 이 가이드에 꼽힌 미국 내 1등 식당은 어디일까. 다름 아닌 한국인 부부 셰프가 운영하는 한식당 '아토믹스'. 전세계 33위이자 미국 내 1위로 평가받는 식당이 계란찜, 김 등을 제공하는 한식당인 것이다.
사실 '한식의 세계화'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09년 '한식을 세계 5위권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로 한식세계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한식 인력 해외 파견, 외국어 메뉴판 제작 지원,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 등 다양한 사업도 진행했다. 타임스퀘어, 유명 TV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표 메뉴의 홍보사업도 병행했음은 물론이다. 'K-컬쳐'의 인기도 큰 역할을 했다. 드라마와 영화, K팝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우리의 식문화가 퍼져나갔다.
그 결과 요즘 한식의 인기는 그야말로 '핫'하다. CJ 비비고 만두 매출은 연 1조 클럽을 달성했고, 삼양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판매량은 40억개를 돌파했다. 파리에 있는 한식당은 200개에 달하고, 미국, 영국, 중국 등에는 한식 프랜차이즈도 생겨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해외 한식당이 교민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현지인들을 주 고객으로 삼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어느 정도 이뤄낸 모양새다.
그럼 다음 과제는 무엇일까? '한식의 산업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식의 국제적 인기와는 별개로 한식의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효율적인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산업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TV프로그램 '식자회담'을 통해 제기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이야기는 일견 타당하다. 최 회장은 "한식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구분하고, 산업적 측면에서 한식을 육성시키고자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한식은 양식, 중식에 비해 업무강도는 높은데 마진이 거의 안 남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현재 제공되는 한식의 모습으로는 수익 구조를 건강하게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농림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 사업체 수는 전 산업의 13.3%에 이르는 반면, 매출액은 전 산업의 2.1%에 그친다. 해외 외식기업에 대한 투자, 푸드테크의 수도 부족하다.
한식 산업은 잠재력이 풍부한 분야다. 세계 식품시장의 시장규모는 8조달러 수준으로 반도체 시장의 무려 10배가 넘는다.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식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농식품 수출, 관광, 유통, 물류 등에 미치며, 그 중 농식품수출과 관광분야만 보더라도 2019년 기준 23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 한식을 단순 음식이 아닌 경제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봐야하는 이유다.
한식의 산업화를 위해 푸드테크 육성, 연구개발(R&D) 활성화, 인력 양성, 물류 시스템 개편, 투자 확대 등 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정부와 민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한식 산업화는 팬데믹 이후 한국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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