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미쳤으면 좋겠다’던 최정, 진짜로 터졌다
누군가에게 한 번 올라가 보는 게 소원이라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그러나 최정(35·SSG 랜더스)에게는 익숙한 무대다. 프로 3년 차인 2007년을 시작으로 6년 연속 KS 무대를 밟는 등 총 7번의 시리즈에 나섰다. 2008년 최연소 시리즈 MVP(최우수선수·21세 9개월 3일)를 수상하며 4번의 우승도 이뤄냈다. 올 시즌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면서 개인 8번째 KS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도 최정은 오히려 더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1일 KS 1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취재진이 '긴장해 보이지 않는다'고 묻자 최정은 “실제로는 긴장을 많이 했다. 경기 중 좋지 않은 모습이 나와도 (연차에 맞지 않게) 긴장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못한 모습으로 보여야 한다”며 웃었다.
최정은 이미 정규시즌에도 부담감과 싸워왔다.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광현에게 역대 최고 대우(4년 151억원)를 해주며 복귀시켰다. 이미 추신수·최주환·이재원 등 고액 연봉 선수들이 남아있던 상황에서 박종훈·문승원·한유섬과 고액 연장계약을 맺었다. 리그 역사에서도 유례 없는 '역대급 투자'에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시즌 전부터 붙어 다녔다.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모두 1위를 지켰지만, 위기도 많았다. 팀의 간판스타인 최정의 부담감은 더 컸다.
최정은 LG 트왼스와 승차가 줄어들자 세 경기(9월 23일~25일) 연속 클러치 홈런을 터뜨리는 등 팀의 막판 1위 사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김원형 감독은 시즌 막판 “(최)정이가 식사하면서 올 시즌이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최정은 “KS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 원래 가을 야구 땐 설레고 재밌다는 기분이 드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최정에게 부담감이 더해진 건 '왕조'의 막내로 최선을 다해 즐기기만 했던 12년 전과 달라진 팀 내 위상 때문이다. 통산 429홈런(역대 2위)을 친 최정은 이제 팀의 간판이고, 영구결번을 예약한 레전드다. 최정은 “나도 어렸을 때는 가을 야구를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즐겼는데, 이제 그런 단계는 넘어선 것 같다”며 “주변의 기대가 부담도 된다. 내가 해결해서 팀 분위기를 올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어릴 때는 수비만 제대로 하면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없었다. 선배들이 정말 많았다. 그 시기 선배들의 마음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와 지금은 느낌이 정말 다르다”며 “(내가) 제발 한 번만 미쳤으면 좋겠다”며 승리욕을 드러냈다.
KS 1차전에서 최정은 자신의 소원대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팀이 동점을 허용한 직후인 5회 적시타를 쳐 리드를 되찾았다. 키움은 7회와 9회에는 최정과 승부하지 않고 볼넷으로 내보냈다. 비록 경기는 키움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최정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최정은 SSG 타선의 키플레이어가 될 전망이다. 추신수는 부상 후 실전 공백이 길었다. 2018년 KS MVP 한유섬은 장타력을 갖고 있지만, 기복도 있다. 이들이 살아나기 전까지 최정이 키움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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