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분의 공백' 소방 신고 10시15분, 행안부 접수는 10시48분

이태원 참사 119 최초 신고 후 33분 후 행안부 상황실 접수
행안부 "경찰 접수 이후 행안부 상황실로 바로 접수 안 돼"
33분 보고 절차에 대해 "답변 드릴 내용 없다"
10시15분 이전 119 신고 징후 여부에 소방당국 "확인 중"

2일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태원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태원 참사 관련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된 후 33분 늦게 행정안전부 상황실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종현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소방이 최초 신고받은 시간은 10시 15분이고 행안부 상황실은 10시 48분이었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112를 통해 경찰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후 6시 34분이었다. 소방서 신고 접수 시간은 오후 10시15분이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는 이보다 33분 늦게 사건이 접수됐다.

박 정책관은 "행안부가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체계는 일단 비상상황이 발생해서 신고가 경찰, 소방, 산림청 등을 통해 접수되면 행안부 상상황실로 접수되며 차관, 장관까지 보고할 사안인지는 상황실장이 판단해서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알기로는 이태원 그런 상황이 경찰이나 소방을 통해서 최초로 신고를 받자마자 행안부 상황실로는 전파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상황이 다 벌어진 이후에 접수가 된 것이냐는 확인 질문에 박 정책관은 "최초로 경찰이 이태원에 있던 시민 전화를 받았는데 그게 행안부로 바로 상황 접수가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행사 기간이라 112 (신고)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었다"며 "그중에 11건이나 감지가 됐다.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이 작동되고 있어 중요한 조사 사항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행안부는 소방 신고 접수 이후 상황실 접수가 이뤄지기까지 '33분'간 어떤 보고절차나 판단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박 정책관은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 확인 후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재난과 안전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임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접수된 신고가 '30분' 넘게 늑장 보고된 것에 대해 책임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태원 대형 압사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자체를 총괄하는 부처인 행안부가 서울시에 대한 감사나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박 정책관은 "경찰청의 수사, 조사, 감찰이 이뤄지고 있고 이 결과에 따라 진행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10시15분 이전에 접수된 신고 내역에 대해 '일반 구급상황'에 대한 신고였다고 부연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사고 징후와 관련해 직접 들어온 것은 없었다"며 "이태원에서 7건의 신고가 들어왔는데 이태원 행사장 주변 주취자 등 일반 구급상황과 관련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이후 "현재까지는 없다는 것이고, 지금 여기에 대해 계속 확인 중"이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이날 중대본은 이태원 압사 참사 후속 대책으로 인파가 몰리는 행사 안전관리를 위해 '다중 인파사고 안전확보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TF는 행안부 장관이 주재하고 경찰청, 교육부, 문체부, 서울시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희생자는 156명(외국인 26명)이다. 부상자는 중상 33명 포함 총 157명이다. 전날까지 68명의 장례가 완료됐다. 정부는 외국인 사상자도 내국인에 준해 지원하고 불법체류자 2명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본국 송환 비용을 포함한 장례비, 치료비, 구호금을 지원한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