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홈런 5방으로 '거함' 휴스턴 격침…WS 2승 1패

배영은 2022. 11. 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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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홈런 5방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무너뜨렸다.

올해 NL 홈런왕인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워버가 2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3차전에 5회 말 1사 1루서 2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호 속에 기뻐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 필라델피아는 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2 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휴스턴을 7-0으로 꺾었다. 휴스턴 원정 1·2차전에서 1승 1패를 하고 홈으로 온 필라델피아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기 시작했다.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월드시리즈 경기가 열린 건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4만5712명의 관중이 야구장으로 몰려들어 필라델피아의 승리를 지켜봤다. 필라델피아 타선은 그 열기에 화답하듯 홈런포 5개를 잇따라 쏘아 올리면서 역대 WS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MLB닷컴은 "WS에서 한 경기에 홈런 5개가 나온 것은 역대 4번째다. 1928년 4차전의 뉴욕 양키스, 1989년 3차전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017년 5차전의 휴스턴에 이어 이날 필라델피아가 같은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올해 NLCS MVP인 필라델피아의 브라이스 하퍼가 2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1회 말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친 뒤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문을 연 타자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브라이스 하퍼였다. 하퍼는 1회 말 2사 1루 첫 타석에서 휴스턴 선발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의 초구 너클 커브(시속 136㎞)를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 홈런을 쳤다.

2회 말에는 홈런 두 방이 나왔다. 선두 타자 알렉 봄이 좌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고, 2사 후 브랜던 마시가 다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마시의 타구는 외야 펜스 바로 뒤에 앉아 있던 관중의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졌는데,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으로 인정됐다.

3~4회 숨을 고른 필라델피아는 5회 말 연타석 아치로 홈런 퍼레이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 카일 슈워버가 1사 1루에서 한가운데 담장을 넘긴 뒤 다음 타자 라이 호스킨스가 좌월 솔로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하퍼, 봄, 마시, 슈워버, 호스킨스는 모두 데뷔 후 처음으로 WS 무대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기쁨을 누렸다. 또 하퍼와 호스킨스는 나란히 올해 포스트시즌 6호 홈런을 기록해 2009년 제이슨 워스가 남긴 구단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7개)에 1개 차로 다가섰다.

휴스턴 선발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가 2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3차전 5회 말에 이날의 5번째 홈런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홈런은 다섯 타자가 한 개씩 쳤지만, 홈런 5개를 맞은 투수는 단 한 명이었다. 이날 휴스턴 선발인 매컬러스 주니어다. 그는 4와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6개(홈런 5개)를 얻어맞고 7실점 하며 무너졌다. MLB닷컴에 따르면, 역대 MLB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5홈런을 허용한 투수는 매컬러스 주니어가 유일하다.

거의 모든 감독이 포스트시즌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선 투수가 홈런 5개를 맞을 때까지 마운드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스턴의 백전노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고 매컬러스 주니어가 난타 당하는 모습을 지켜만 봤다. 결국 매컬러스 주니어가 5번째 홈런을 맞고 승기가 완전히 넘어간 뒤에야 불펜을 투입했다.

휴스턴과 필라델피아는 3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필라델피아는 에런 놀라, 휴스턴은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를 4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예고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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