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2019년 핼러윈에 무정차도 자체 검토…주최 없는 행사 우려도
코로나19 유행 전에 열린 핼러윈 축제 기간에는 서울교통공사가 자체적으로 이태원역 등에 대한 무정차 여부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용산경찰서와 지난 29일 지하철 무정차 요구가 있었느냐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해왔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9~2022년 이태원 핼러윈데이 특별수송 계획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2019년 핼러윈 축제로 이태원역 승하차객 집중에 대비해, 필요하면 인접 역 분산하차 유도와 무정차 안내 방송 등을 준비했다. 당시 지하철 무정차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역장과 통합관제센터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무정차 통과 전 역 ▶무정차 통과역 ▶열차 내 무정차 승객용 등 무정차 상황에 맞춰 방송 안내 문안을 준비했다. “시민고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현재 이태원역 역사가 혼잡하여 6호선 일부 열차가 이태원역에서 무정차 통과하고 있습니다. 이태원역을 이용하실 고객께서는 인근 녹사평역이나 한강진역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시민고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이번 열차는 역사 내 승객 폭주로 안전을 위하여 우리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합니다. 무정차 통과합니다. (2회반복) 승객 여러분께서는 다음 열차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안내방송 문안이 계획서에 담겼다.
반면 2022년 수송계획서에서는 “이태원역 지상에서 ‘핼러윈데이’ 이벤트 행사로 역 구내가 혼잡하오니, 역사 내 질서유지를 당부드립니다”, “이태원역 주변의 ‘핼러윈데이’ 행사로 인해 역사가 대단히 혼잡하오니 인접 역인 녹사평역, 한강진역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무정차 통과보다는 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춘 안내방송 문구만 담겼다. 유독 올해에는 무정차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무정차 안내 방송 문구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무정차 결정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역사 내 혼잡 정도에 따라 역장과 관제센터가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0~2022년에 작성한 수송계획서에서 ▶주최가 없는 행사 ▶일몰 이후 승객 집중을 이태원 핼러윈데이 축제의 특징으로 꼽았다. 행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구체적인 승객 집중 수준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이태원역 하차 인원은 오후 6~8시, 승차 인원은 오후 10시 이후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 야간에 근무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실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에는 13만131명이 이태원역을 이용, 2019년 이후 열린 이태원 핼러윈데이 축제기간 중 가장 많은 수송객이 몰렸다.
천 의원은 “서울교통공사도 이태원 헬로윈 기간 승객 폭주를 예견한 만큼 과거 선례를 고려해 무정차를 포함한 적극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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