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추모 행렬을 향한 커피 한 잔의 온기

한교봉·용산교구협의회, 합동분향소 인근에서 ‘커피 봉사’

용산교구협의회 성도들이 2일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앞에서 조문객들을 상대로 커피를 전달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2일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녹사평역 광장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분향소 맞은편에 설치된 작은 테이블이었다. 테이블 주변엔 ‘커피 봉사’를 하는 성도들이 서 있었고, 테이블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작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이 같은 활동을 벌이는 곳은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과 서울 용산구 지역 교회들의 모임인 용산교구협의회(회장 지성호 목사)였다. 한교봉 관계자들과 용산 지역 교회에 다니는 성도들은 조문객들을 상대로 따뜻한 커피나 생강차를 전달하며 시민들과 애도의 뜻을 나누고 있었다.

한광교회(차은일 목사)에 출석 중이라고 밝힌 박모 권사는 “처음 참사 소식을 접하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분향소를 찾는 이들에게 커피나 차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교봉과 용산교구협의회가 ‘커피 봉사’를 시작한 것은 전날부터였다. 이번 참사로 충격을 받은 시민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면서 함께 추모의 뜻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성도들은 조를 짜서 전날부터 오전 10시~오후 6시에 ‘커피 봉사’를 벌인다고 했다.

현장에서 만난 박승남(후암교회) 목사는 “첫날에만 조문객 300~400명에게 차나 커피를 전달했다”며 “비록 우리가 전달하는 것은 차 한 잔에 불과하지만, 차를 마시고 우리와 대화를 나누면서 큰 위로를 받게 됐다는 시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눈물 흘리는 이들 옆에 서 있는 게 지금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는 정부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오는 5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한교봉 대표단장인 김태영 목사는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성경 말씀을 되새기면서 유가족들을 보듬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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