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관장이 벌써 선거운동? "폴리텍대 이사장" 문자 돌렸다
고용노동부가 2일 한국폴리텍대학에 대한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 조재희 이사장이 폴리텍대학 예산을 들여 자신의 지역구 주민 등을 상대로 사전 선거운동을 하며 폴리텍대학 예산을 유용했는지에 대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고용부는 이날 본부 감사 인력 4명을 폴리텍대학으로 보냈다. 고용부는 조 이사장이 자신의 개인 핸드폰으로 폴리텍대학 홍보라는 명목을 내세워 대량의 개인 문자를 발송했는지 여부를 우선 확인하고 있다. 특히 이 작업에 폴리텍대학 예산을 끌어다 썼는지, 썼다면 얼마나 투입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조 이사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했다가 김웅(국민의힘)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지난해 3월 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취임 당시 "전문성도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 낙선자를 위한 보은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임기는 2024년 3월 8일까지다.
고용부가 이번 감사에서 들여다보는 내용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에 의해 제기됐던 것이다.
이 의원은 "조 이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내가 폴리텍대학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등의 문자를 대량 발송해왔다. 자신이 자전거를 타고 캠퍼스를 투어하는 유튜브 영상도 문자에 포함했다. 이 작업에 폴리텍대학 예산을 썼다. 특히 발송 대상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지역구인 송파구 주민으로, 주민들은 문자를 받은 뒤 항의하기도 했다. 명백한 차기 총선을 겨냥한 사전 선거운동이다. 여기에 기관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폭로했다.
조 이사장은 이에 대해 고용부 등에 "내가 관리하던 개인 데이터베이스(DB)에 있던 사람들에게 보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텍대학 기관 전용폰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관리하는 DB에 포함된 사람들이 폴리텍대학에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자 발송 대상자 중 상당수가 사람 이름은 없고, 번호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총선을 노리고 무작위로 사전 선거운동용 문자를 발송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게 하는 대목이다.
고용부는 개인 전화번호를 불법 수집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한 활용 동의가 있었는지도 알아보는 중이다. 이런 사실이 확인되면 정부 산하 기관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단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폴리텍대학 예산을 끌어다 쓴 것도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고용부의 판단이다.
고용부는 감사 결과를 확인한 뒤 필요할 경우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조사를 이첩,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흥민 안면 부상, 교체 아웃...순식간에 얼굴 퉁퉁 부어올랐다 | 중앙일보
- '이태원 토끼머리띠' 지목된 남성 "나 아니다"…꺼낸 증거 보니 | 중앙일보
- '평당 2억' 노리는 서빙고 신동아…"46평 투자땐 10억 번다" | 중앙일보
- "지원 요청 거절당했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 내부망에 쓴 글 | 중앙일보
- 배우 이지한 빈소서 한참 운 임수향 "너무 야속하고 슬퍼" | 중앙일보
- "소변 콜라색이면…" 이태원 생존자 피멍 본 전문가의 당부 | 중앙일보
- 며칠만에 차익 46억 챙겼다…'83년생 슈퍼왕개미' 구속 | 중앙일보
- 이태원 참사날…2캐럿 다이아 보물찾기 행사에 60대 실려갔다 | 중앙일보
- 이근 "쓰레기 ΧΧ"…이태원 사망자 비난 악플에 분노 | 중앙일보
- 아들 세금 22억→1억 확 준다…45억 집 가진 아빠의 대물림 수법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