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TV조선 연말 트로트 경연 맞대결, 누가 웃을까
[김상화 기자]
▲ 올해 12월 방송 예정인 MBN '불타는 트롯맨', TV조선 '미스터트롯2' |
ⓒ TV조선, MBN |
올 겨울 종편 채널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트로트 오디션 대결이 펼쳐진다.
그 주인공은 MBN이 준비중인 <불타는 트롯맨>, 그리고 TV조선에서 방영 예정인 <내일은 미스터 트롯> 시즌2 (이하 '미스터트롯2')이다. 표면적으론 <미스 트롯>시즌 1&2, <미스터 트롯>, 그리고 <국민가수> 등 이른바 <내일은~> 시리즈로 재미를 봤던 TV조선의 판에 MBN이 뒤늦게 뛰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챔피언과 도전자의 입장이 서로 뒤바뀐 것 같은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불타는 트롯맨>은 기존 TV조선의 오디션, 관찰 예능을 성공시켰던 서혜진 전 본부장이 독립해 MBN과 손잡고 선보이는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요 심사위원 및 연예인 패널 또한 대거 이 프로그램으로 이동한 탓에 방송사+프로그램 이름을 보지 않았다면 기존 오디션 예능의 새 시즌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반면 TV조선은 시리즈의 간판 만큼은 그대로 유지한 채 핵심 출연진 또한 고스란히 이어 받으면서 지난 2019~21년 보여줬던 인기의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할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한동안 방송가에서 소외되었던 장년층을 TV 앞으로 끌어 들이면서 신드롬에 가까웠던 인기 몰이를 했던 트로트는 또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 MBN '불타는 트롯맨' 티저 영상'. '미스-미스터트롯' 제작진을 영상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
ⓒ MBN |
최근 몇년 사이 MBN은 <보이스 트롯>, <헬로 트로트> 등 트로트 경연 예능을 비롯해서 <보이스퀸>, <보이스킹> 같은 중장년 취향의 가요 전문 오디션 예능을 연달아 제작한 바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화제성 측면에선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서혜진 PD와 손잡고 트로트 오디션을 재정비하게 된 것. 그 첫 단추로 지난 추석 연휴 <우리들의 트로트>라는 특집쇼를 만들면서 몸 풀기에 나섰다. 상당수 출연진들이 기존 TV조선 예능으로 인사한 바 있는 중견·신예 트로트 가수였다.
여기에 심사위원 역시 기존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등에서 심사를 맡았거나 출연했던 가수, 연예인들로 채워졌다. 남진, 심수봉, 설운도, 주현미, 조항조, 김용임, 이석훈, 김준수, 신유, 박현빈, 이지혜 등 가수와 작곡가 윤일상, 윤명선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불타는 트롯맨>의 심사를 담당하게 되었다
▲ TV조선 '미스터트롯2'. '미스트롯'우승자 송가인을 앞세워 '오리지널'을 강조하고 있다. |
ⓒ TV조선 |
반면 기존 출연했던 연예인들이 대거 자리를 옮겼지만 TV조선은 자사 오디션 예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의 잔류로 한숨 덜게 되었다. 오디션 경연 예능 MC로는 단연 첫 손가락으로 꼽는 김성주가 여전히 진행을 담당한다. 그리고 각종 심사에서 핵심을 잘 짚어내는 평가로 서바이벌 예능의 축을 담당해준 장윤정, 재미와 웃음 마련에 일가견이 있는 붐 또한 <미스터 트롯2>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 이밖에 <미스터 트롯> 시즌1이 발굴한 장민호 등도 새롭게 가세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오디션 예능에서 본의 아니게 부부 맞대결(?)이 성사되었다는 것이다. <불타는 트롯맨>은 MC로 도경완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낙점했다. 한때 KBS <노래가 좋아>에서 공동 진행을 담당했던 장윤정-도경완 부부가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경쟁관계가 됐다는 점이 시청자 입장에서 흥미로울 수 있겠다.
▲ TV조선 '미스터트롯2' 티저 영상 |
ⓒ TV조선 |
불과 2-3년 전 방송가는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의 선풍적인 인기로 트로트 전성시대를 맞았다. 특히 TV조선의 시리즈를 통해 입상한 임영웅, 김호중, 영탁 등은 케이팝 아이돌 부럽지 않은 팬덤을 기반으로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불타는 트롯맨>, <미스터트롯2>의 출연을 앞둔 트로트 유망주에게 희망을 품게 한다.
반면 트로트 오디션의 전성기가 이미 지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단기간에 워낙 많은 프로그램이 등장하다보니 "채널만 돌리면 맨날 트로트"라는 반응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TV조선을 제외한 방송사 프로그램들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드러냈고 결국 단발성 오디션에 그치는 일이 허다했다.
TV조선만 하더라도 <미스트롯2>는 앞선 시즌에 비해 뜨거움이 덜했고 장르가 다르긴 했지만 진행방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국민가수>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게다가 이번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도 있다. 트로트 예능 자존심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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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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