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2023년 코스피 반등, '상반기'가 분수령…'금리'·'환율'에 달렸다
1분기 저점, 예상밴드 1900~2650
반도체 업황 회복 반등에 달려
재고문제 해결, 상반기 이후 살아날듯
외국인 투자자 귀환, 금리·환율 변수
내년 1분기 이후 금리 인상기조 완화 전망
기업들 실적 난항은 유의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올 들어 글로벌 금리인상에 각 국 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자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내년을 두 달여 앞둔 지금, 금리인상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우리 증시는 언제 반등할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증시 흐름을 ‘상저하고’로 전망했다. 또 ‘금리’와 ‘환율’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 1900~2650… 반도체 업황 주목해야 = 2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의견을 종합하면 내년 코스피 흐름은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일 전망이다. 경기 순환의 측면에서 내년 코스피는 경기 수축과 금융 긴축 국면을 동시에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패턴이다.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엔 역금융장세가 역실적장세로 전환되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시장은 단기적으로 상승 탄력이 저하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1분기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는 최저 1900, 최고 2650선이 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를 2000~2650선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2000~2600선, 메리츠증권은 2100~2600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900~2600선을 전망했다.
코스피 반등의 키는 ‘반도체의 반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좋지는 않다. 내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163조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2년 대비 0.2%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반도체와 이외 업종으로 나눠 조면 순이익은 각각 32조5000억원, 130조5000억원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업종 순이익은 전년대비 26.8% 감소, 반도체 외 업종 순이익 증가율은 10.3%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를 관통하고 있는 반도체 다운 사이클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6월부터 내년 반도체 순이익 추정치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제품 가격 하락과 수요부진이 겹친 결과다.
그래도 반도체의 재고 조정이 진행돼 내년 상반기 이후 업황 회복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급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출하량 증가를 유발하는 내년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증시 큰손 外人 내년엔 돌아올까…변수는 ‘환율’과 ‘금리’ =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컴백’이 필수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에 대해 순매도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 2020년 2월 37.7%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2022년 9월 기준 29.3%로 낮아졌다.
내년 외인이 돌아서기 위한 가장 큰 변수로는 환율이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하반기 1400원대 중반까지 급등했다. 안전자산인 달러 가격 상승에 따라 신흥국 증시로 꼽히는 우리나라 증시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금리인상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통화정책을 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노동시장 둔화를 이유로 금리인상기조를 내년 1분기까지는 바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후 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돼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환율은 140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환율과 금리의 진정에도 고려해야할 점은 아직 남아 있다. 우리기업들의 실적이 내년 상반기에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2022년 10월부터 전년 대비 하락세로 전환해 내년 연중 내내 마이너스권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이는 기업들의 투자 감소,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2023년 투자전략…성장주vs가치주 = 증권가에서는 내년 투자전략 관점에서 성장주와 가치주 어느 한 쪽에 무게중심을 두기 어려운 해라고 진단했다. 성장주는 성과 측면에서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으나 이익 모멘텀은 부족하고, 가치주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돼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우리 증시가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Fed의 긴축우려가 완화된다고 가정할 때, 성장주 중에서도 헬스케어와 커뮤니케이션, IT 를 중심으로 눈여겨 볼만하다는 조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IT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적이 선제적으로 크게 하향조정됐고, 외국인 매도로 수급이 비었으며, 이자보상배율도 양호하다는 측면에서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이 어느 때보다 이익달성률에 따라 주가 차별화 경향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업종으로는 필수소비재, 운송, IT하드웨어, 에너지, 비철, 보험 등을 꼽았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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