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발병 높은 ‘강직척추염’, 허리 디스크로 여기기 십상
현대인 10명 중 8명은 살면서 허리 통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리 통증은 그만큼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강직척추염’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지정한 강직척추염의 날(11월4일)을 맞아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강직척추염에 대해 알아본다.
허리 디스크와 강직척추염…초기 증상 비슷하지만 발병 원인·치료법 달라
현대인이 겪는 허리 통증 대부분은 ‘근골격계 요통’이다. 즉 허리 근육이나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나타나는 통증이다. 하지만 드물게는 척추 관절 염증으로 인한 ‘염증성 요통’도 있다. 강직척추염은 염증성 요통의 일종이다.
두 질환은 발병 원인과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강직척추염은 척추 관절에 염증이 생겨 뻣뻣하게 굳어지는 병으로,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이상으로 발병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와 뼈 사이에 디스크라는 구조물이 튀어나오면서 요통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척추 관절 질환이다. 허리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은 강직척추염과 유사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허리 디스크는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등 잘못된 자세, 노화로 인한 퇴행, 교통사고 등 외부 충격으로 발병한다. 반면 강직척추염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해 면역 반응 유발로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침에 일어나 허리 통증 심하고,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강직척추염’
강직척추염은 염증이 척추 가장 아래 부분인 천장 관절을 침범해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 통증이 심하다. 특히 거의 모든 환자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면서 통증을 느끼는 ‘아침강직’을 경험한다. 이러한 뻣뻣함과 통증은 일어나서 활동을 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서서히 호전된다. 다만, 같은 자세로 오래 있다가 움직이려고 하는 경우에는 뻣뻣함이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강직척추염은 염증이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환자에 따라서는 무릎, 어깨, 발뒤꿈치가 붓거나 아픈 증상이 척추 증상보다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의 30~40%는 눈이 충혈되고 통증 및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 포도막염을 동반한다.
반면 허리 디스크는 아침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오후나 저녁에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이러한 통증은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고 활동을 하면 오히려 악화된다. 강직척추염과의 가장 큰 차이다. 또, 튀어나온 디스크가 척추 신경을 압박해 발이나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성 질환으로 내과적 약물치료 필요, 생물학적제제 등으로 치료 효과 개선돼
강직척추염은 척추 관절의 퇴행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한 손상이 아니라 ‘염증’으로 인한 손상이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와는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강직척추염은염증이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추 관절이 변형돼 일자형으로 굳어지면서 움직임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뻣뻣함과 통증을 조절하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부작용이 심한 환자에게는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소분자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십수 년 전부터 강직척추염 치료에 TNF-알파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됐다.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원인 물질을 표적화해 차단하는 약제로 염증과 통증 완화는 물론 관절 변화 등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와 함께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자세를 항상 바르게 유지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스트레칭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생활습관 관리도 필요하다.
인제의대 해운대백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성호 교수는 “강직척추염은 사회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20~40대 젊은 남성에게 발병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기에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상이 있어도 허리디스크 등 다른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해 초기에 잘못된 치료를 하면 관절 손상이 심해지거나 치료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주요 증상에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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