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수비력- '누녜스' 공격력 확인한 UCL

심재철 2022. 11. 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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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 2-0 나폴리

[심재철 기자]

18일 뒤에 개막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실력을 겨뤄야 하는 두 선수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에서 서로의 능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한국 축구 핵심 수비수 김민재(나폴리)와 우루과이의 떠오르는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리버풀)가 비교적 짧은 26분간의 만남이었지만 서로 장점과 단점을 주고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는 게임이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끌고 있는 SSC 나폴리(이탈리아)가 한국 시각으로 2일(수) 오전 5시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벌어진 2022-202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A조 리버풀 FC(잉글랜드)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0-2로 졌다. 하지만 조 1위(5승 1패 20득점 6실점) 자격으로 16강에 올라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김민재의 놀라운 발리킥 커트, 누녜스는 1골 1도움 활약

나폴리에서 시작한 조별리그 첫 게임에서 SSC 나폴리가 리버풀을 4-1로 이겼기에 이번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은 홈 팀 리버풀이 4-0 이상의 대승을 노려야 했다. 하지만 무패-연승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어웨이 팀 SSC 나폴리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외스티고르와 나란히 센터백 역할을 맡은 듬직한 수비수 김민재의 벽이 꽤 튼튼했기 때문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안필드 어웨이 게임까지 연승-무패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나온 나폴리 선수들이 80분을 넘어서까지 골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5만2077명 안필드 홈팬들은 비도 내리고 꽤 쌀쌀한 날씨 속에 탄식을 거듭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김민재의 수비력이 놀라웠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폴리 수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김민재는 전반전 추가 시간에 접어들자마자 리버풀 팬들조차 거북함을 느낄 정도로 멀리까지 달려와 상대 팀 간판 골잡이 모하메드 살라를 괴롭혔다. 코너킥 등 세트 피스 기회가 아니라면 수비하면서 좀처럼 접근하지 않는 지점인 상대 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까지 공을 몰고 있는 살라를 따라와 쉽게 돌아서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보다 앞서 42분에는 모하메드 살라를 오프 사이드 함정에 걸리도록 만드는 재치있는 움직임으로 또 하나의 탄식을 이끌어냈다. 모하메드 살라 못지 않게 빠른 발을 자랑하고 있는 김민재이기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살라가 김민재를 뿌리치고 바깥으로 돌아서 뛰어나가는 순간, 김민재가 따라붙는 스피드를 갑자기 줄이며 오프 사이드 깃발을 올라가게 만든 것이다.

60분에는 살라와의 공 다툼에서 소유권을 넘겨주었는데 뒤에서 따라붙은 김민재가 더 빠른 스피드로 달려가 가로채기를 해낸 것이 압권이었다. 그로부터 2분 뒤에는 나폴리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날아오는 리버풀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 훌쩍 날아올라 오른발 발리킥으로 걷어내는 묘기까지 선보였다. 리버풀 홈팬들이나 위르겐 클롭 감독 입장에서는 그저 두 손을 들고싶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민재 혼자서 리버풀 능력자들을 다 막아낼 수는 없었다. 4골 욕심을 버리지 않은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72분에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를 빼고 우루과이 국가대표 골잡이 다르윈 누녜스를 들여보냈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첫 골을 더 빨리 뽑아내야겠다는 포석이었다.

3주 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게임(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알 라얀)에서 만나야 할 김민재와 누녜스의 실력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 게임 결과만 놓고 보면 우루과이 골잡이 다르윈 누녜스의 판정승이라 말할 수 있다. 누녜스는 85분에 터진 리버풀의 첫 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동료 치미카스가 올린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높게 솟구쳐 내려찍는 헤더 슛으로 골이나 다름없는 위력을 보여준 것이다. 골 라인 위에서 나폴리 골키퍼 알렉스 메렛이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이 기회를 모하메드 살라가 놓치지 않고 밀어넣었다. 

그리고 누녜스는 후반전 추가 시간 7분도 다 끝난 시점에 얻은 또 하나의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추가골을 밀어넣었다. 역시 치미카스의 코너킥이 휘어져 올라왔고 수비수 판 다이크의 헤더 슛이 들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알렉스 메렛 골키퍼가 공을 단번에 잡지 못하고 옆으로 흐른 공이 누녜스 앞으로 굴러간 것이다. 최초 판정은 누녜스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이라고 했지만 VAR 시스템 판독 절차를 거쳐 다르윈 누녜스의 골이 확인되었다. 72분에 교체 선수로 들어온 누녜스가 2개의 공격 포인트(1골 1도움)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어낸 셈이다.

3주 뒤 월드컵에서도 이와 비슷한 위기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기에 결정적인 세트 피스 기회에서 김민재를 중심에 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수비수들이 누녜스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매우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리버풀이 더 많은 골을 넣지 못하는 바람에 SSC 나폴리는 조 1위로 16강에 올랐고 리버풀은 그 뒤를 따랐다.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은 오는 7일에 이어지고 실제 게임들은 월드컵도 다 끝나고 2023년 2월 중순에 시작한다.

2022-2023 UEFA 챔피언스리그 결과(2일 오전 5시, 안필드 - 리버풀)

리버풀 FC 2-0 SSC 나폴리 [득점 : 모하메드 살라(85분,도움-다르윈 누녜스), 다르윈 누녜스(90+8분,도움-판 다이크)]

A조 최종 순위
SSC 나폴리 15점 5승 1패 20득점 6실점 +14 (16강 진출)
리버풀 FC 15점 5승 1패 17득점 6실점 +11 (16강 진출)

AFC 아약스 6점 2승 4무 11득점 16실점 -5
레인저스 FC 0점 6패 2득점 22실점 -20

16강 진출 확정 14팀
SSC 나폴리, 인테르 밀란(이상 이탈리아 2팀), 토트넘 홋스퍼, 첼시 FC,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FC(이상 잉글랜드 4팀),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아인트라흐트 푸랑크푸르트(이상 독일 3팀), FC 포르투, SL 벤피카(이상 포르투갈 2팀), 클뤼프 브뤼헤(벨기에),  파리 생 제르맹(프랑스), 레알 마드리드 CF(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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