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사령탑의 교체 타이밍... 키움 승부수 또 통했다
[유준상 기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명승부'였다.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키움은 1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서 SSG 랜더스를 7-6으로 꺾고 1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6.3%(29/38)로 키움이 이날 경기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 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9회초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린 키움 전병우 |
ⓒ 키움 히어로즈 |
안우진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키움 홍원기 감독이 택한 카드는 양현이었다. 3회말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실점 없이 잡은 양현은 4회말 박성한-최주환-김성현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SSG는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설 것이 유력했던 에릭 요키시가 5회말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양현과 마찬가지로 요키시 역시 1⅓이닝을 책임졌고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그 사이 SSG 야수진이 흔들린 틈을 파고든 키움은 5회초와 6회초 각각 두 점씩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필승카드' 최원태가 흔들리던 7회말에도 홍원기 감독의 승부수가 빛났다. 1사 2루서 최정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키움 벤치는 최원태 대신 김동혁을 호출했다. 김동혁은 올라오자마자 한유섬을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잘 던지던 김동혁이 8회말 오태곤의 희생플라이로 실점을 허용한 이후에는 김태훈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키움은 결과적으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 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서 10회말 경기를 끝내고 기뻐하는 키움 김재웅 |
ⓒ 키움 히어로즈 |
9회초까지는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면, 9회말 이후에는 '믿음'이 통했다. 9회말에 등판한 마무리투수 김재웅이 9회말 김강민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며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그 후에도 볼넷 2개로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하는 등 이전 시리즈보다 구위가 떨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10회말 돌입을 앞두고 마운드로 향한 투수는 또 김재웅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김선기를 비롯해 불펜 자원이 남았음에도 더 이상의 교체 없이 김재웅이 책임지길 바랐다. 47구 역투를 펼친 김재웅은 2사 1, 3루의 위기서 김강민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하며 한 점 차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전체의 흐름만 놓고 보면 5회초 한유섬의 실책과 평범한 공을 놓친 김민식의 패스트볼, 6회초 최지훈의 실책성 플레이 등 SSG 야수들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장면이 많았다. 김광현이 6회초가 끝나기 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이유 역시 수비 때문이었다. 다만 경기 후반에는 벤치 싸움에서 키움이 완전히 상대를 압도했다.
필요한 순간마다 교체된 투수나 타자가 활약한 키움에 비해 SSG는 김광현에 이어 숀 모리만도까지 구원투수로 활용하는 초강수를 두고도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랜더스필드 현장을 방문한 키움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극적인 승리를 일궈낸 선수단에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체력적으로는 SSG보다 지쳐 있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1차전을 앞두고 복직근 통증을 호소한 내야수 신준우, 물집 때문에 조기강판된 안우진 등 몸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한 번의 교체 혹은 판단에 흐름이 바뀌는 단기전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홍원기 감독과 키움 선수들이 'V1'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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