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122조'·채권 '144조' 죄다 공매도 폭증…"올해 사상 최대 신기록 세우나"

이선애 2022. 11. 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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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 지속으로 주식 공매도 급증…공매도 비율도 ↑
금리인상·시장 경색 여파 채권 대차거래 잔액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합산 공매도 거래대금이 120조원을 돌파, 공매도가 집계된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채권 시장은 이미 대차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40조원을 돌파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0월 말까지 기준 94조1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7조8206억원으로, 합산 거래대금은 120조원(121조9595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96조9178억원)보다 2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코스피에서 공매도 거래액은 72조120억원, 코스닥은 24조9058억원이었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14조원대에서 2015년 87조원, 2017년 95조원 등 해마다 급증했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128조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도 103조원에 달하는 등 100조원대를 유지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공매도가 금지됐다. 올해 4분기에 공매도가 지속해서 늘어나 128조원을 상회하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올해 공매도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비율도 급증 추세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에 대한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은 최근 10%를 넘어섰다. 공매도 비율이 10%를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2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통상 11월부터 공매도 잔고가 감소하는 특징을 감안하면, 공매도 금액이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신기록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2021년 연말 공매도 잔고 금액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공매도 투자가들의 연말 배당 권리 반환과 수익 확정 필요성으로 숏커버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채권 시장에서도 공매도가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채권 대차거래 잔액은 143조9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105조원대에 머무르던 대차 잔액은 지난 9월29일 사상 처음으로 140조원을 웃돌았다. 현재 올해 들어서만 4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 대차 잔액은 98조~99조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100조원을 밑돌았다.

채권 대차거래는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공매도와 유사한 개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 선물을 매수하는 동시에 고평가된 현물 채권을 미리 빌려 매도하는 방식으로 채권 가격 하락에 대응하는 것이다. 채권 대차거래가 늘어난다는 건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추가적인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평가 손실을 방어하려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게다가 강원도가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후, 다시 상환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 위축이 채권 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정부가 채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놓은 대책에 대한 효과가 일시적 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 투자자들 불안감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068%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 연 1.798%로 마감한 3년물 금리는 최근 연 4%대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다. 만기가 긴 장기물 금리도 치솟은 상태다. 10년물과 30년물은 전날 각각 연 4.135%, 4.029%를 기록했다. CP 금리는 4.67%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PF 관련 이슈가 레고랜드 이외에 추가로 번지기 전에 정부가 조치를 내놨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불씨를 완전히 끄긴 어려울 것"이라며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 당국 긴축으로 전체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이기 때문에 안정의 정도는 한계가 있으며, 긴축 불확실성이 여전해 채권 시장의 불안은 연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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