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최초 신고자 “골목서 6시 반부터 ‘내려가’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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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오후 6시34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4시간 전 112에 최초 신고했던 A씨가 당시 "6시 반부터 '내려가, 내려가' 구호를 외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서울 이태원에서 어렸을 때부터 살았고 지금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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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란 단어, 평소엔 쓰지도 않아…공포 느꼈다”
지난 10월 29일 오후 6시34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4시간 전 112에 최초 신고했던 A씨가 당시 “6시 반부터 ‘내려가, 내려가’ 구호를 외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서울 이태원에서 어렸을 때부터 살았고 지금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112 신고를 한 이유에 대해 “(사고가 난 골목에서) 많은 사람이 정체돼서 꼼짝도 못하는데 1번 출구에서 어마어마한 인구가 올라와서 그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니까 끔찍한 생각이 들어 전화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제 가게로 남편과 딸이 올 때까지 5시부터 3층 위에서 쳐다보고 있다가 6시쯤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면서 “(사고가 난) 세계 음식 거리, 클럽 거리, 해밀톤호텔 뒷골목이라고도 하는 (골목) T자 부분의 윗부분부터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오후 6시 무렵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러다 큰일 날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 딸과 함께) 구경하려고 들어섰을 때부터 뒤로 가야겠는데 뒤로도 갈 수 없어 인파에 몰려서 한 방향으로 내려가야만 됐다”면서 “(해밀톤호텔 쪽)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올라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고 사고가 났던 마트 골목으로 꺾으니 거기엔 사람이 더 많더라”고 밝혔다.
이때 “1번 출구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 제 생각에 1번 출구에서 (나온 사람들의) 90% 이상 그 골목으로 모두 올라가려고 했다”면서 “1번 출구에서 나온 사람들도 그 위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올라가자 위에서 내려오던 사람들이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 ‘내려가! 내려가!’라고 구호를 외치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에서 ‘압사당할 것 같다’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평소에는) 그 무서운 단어를 가급적 입 밖으로 쓰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딸이 당시에 통화할 때 그 단어 썼다고 확인해줬다”며 평상시와는 완전히 다른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사람들이 밀집해 있던 상황에 대해 “내가 젊은 사람들하고 인간띠라도 만들어서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후회가 남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더불어 112 신고에 대한 민원처리 결과 통보에 대해 “못 받았다. 다른 때 신고했을 때는 ‘상황이 종료됐습니다’라는 문자나 전화를 받은 적 있다”면서 “그날은 아무 연락을 못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34분 112에 이태원역 일대에서의 압사 사고 우려를 구체적으로 전하고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그는 “여기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들어가는 길인데, 클럽 가는 길 해밀톤호텔 골목에 이마트24 있지 않으냐. 그 골목이 지금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면서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아요”라고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112 접수 경찰이 “교행이 잘 안되고 밀려서 넘어지고 압사, 사고 날 것 같다는 거죠”라고 묻자 A씨는 “네 네, 지금 너무 소름끼쳐요”라고 답했다.
A씨 신고 이후 참사 직전까지 10건의 112 신고가 더 들어왔다. 오후 10시15분 사고 전까지 11차례에 달하는 신고에서 신고자들은 총 9차례 ‘압사’란 단어를 언급했다. 하지만 경찰의 현장 출동은 4건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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