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UP, 현장에서]녹조로 녹조 잡고 수질 개선…역발상 아이디어 다 모였다

세종=이동우 2022. 11. 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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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혁신챌린지'
임직원 업무 노하우 등 공유
벤처기업 등과 협업 확대
올해 10개 아이디어 선정
경기 동남권지사 대상 수상
지난달 25일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에서 개최한 2022 혁신챌린지 행사 참가자가 안전혁신 분야 VR 체험형 전시물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혁신챌린지’는 임직원들이 가진 업무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공사의 연간 대표 행사 중 하나다. 2006년 지식 공유 차원에서 시작한 행사가 어느덧 올해로 17년 차를 맞았다. 이 행사의 특징은 물 관리 방안 등 수자원공사의 주요 과제에 대한 해결책과 영감을 끊임없이 내부 아이디어를 통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내부 아이디어 공유와 유용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나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2018년부터는 국가 차원의 물 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과 협업해 실용성을 강화해오고 있다. 댐 주변 녹조현상 문제나 하천의 플라스틱으로 인한 수질 오염 등의 해결책은 혁신챌린지를 통해 얻어낸 주요 성과다.

지난달 25일 열린 올해 혁신챌린지에서는 수자원공사 전 지사에서 160여개에 달하는 성과를 출품해 한 달간 심사를 거쳐 10개 주요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올해 안전 분야로 범위를 넓혔고 고령화, 인구소멸 등 지역민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지역 상생은 물론 행정, 업무혁신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했다.

올해 혁신챌린지 대상으로는 경기동남권지사에서 발표한 ‘정수장 맞춤형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 표준 모델 정립’ 방안이 선정됐다. 이는 2020년 공사가 수돗물 불안감 해소와 유충 발생의 근원적 차단을 위해 도입한 ‘ISO22000’ 국제표준으로 가중업무에 시달리는 공사 임직원을 위해 정수장 맞춤형 표준 모델을 정립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수돗물 위생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매년 1만5000시간의 업무량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금상으로는 수중안전 조사 장치를 개발한 운문댐지사가 차지했다. 이는 물관리 시설 건설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수중 시설물의 안전 점검 과정에서의 사고 예방을 위해 조사 지점에 수중영상 촬영카매라와 조명 등 설비를 일체형으로 제작, 원격 조종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수중 잠수를 통해 진행한 점검 업무를 무인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지난달 25일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에서 개최한 2022 혁신챌린지 행사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지은 경기동남권지사 수질관리실무 과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녹조를 활용해 녹조를 저감하는 역발상으로 개발한 ‘대청댐 수상 녹조퇴치밭’도 이목을 끌었다. 매년 여름 충북 대청호 유역에서 높은 비점오염원과 구불구불한 지형으로 발생하는 녹조 현상을 막기 위해 녹조를 과증식해 이들의 먹이인 영양염류를 소모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이를 위해 대청댐 상류 구간 일부에 6만㎡ 규모의 ‘녹조 퇴치밭’을 조성해 하류로 흘러가는 영양염류를 줄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상류의 영양염류가 녹조밭을 거치며 최대 43% 저감돼 올해 녹조경보가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이 아이디어는 올해 혁신챌린지 은상을 받았다.

전남 순천 주암댐지사의 ‘플라스틱 방앗간’ 아이디어 역시 환경 보전과 주민 상생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암댐지사는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수거한 하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단지 수거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역시 은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상 수상작 중 주목할 만한 과제는 겨울철 계량기 동파 방지를 위한 가상센서 기술이다. 공사는 올해 초 겨울철 계량기 동파 방지를 위해 ‘동파위험 정보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이는 각 가정의 계량기함에 내부 온도를 측정하는 별도의 센서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계량기함 내부 온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상센서를 개발해 동파 위험을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공사는 이번 혁신챌린지와 함께 물 분야 연구기술 개발에 집중한 ‘테크 콘퍼런스’를 별도로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배수정 수자원공사 사회가치창출 부장은 "혁신챌린지 행사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통한 문제 해결 사례들이 더 많은 직원에게 공감받고 확산할 수 있다면 어떤 환경변화와 위기에도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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