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한덕수, 잇단 구설에…136일 세월호 현장 지킨 장관 재조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두고 “경찰 배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논란이다. 아군인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사고 사흘 만에 이 장관은 사과했다. 이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농담을 하거나 웃음을 보여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런 상황에서 네티즌들은 과거에 벌어진 참사의 대응 조치를 되짚어보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은 세월호 수습을 맡았던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형 참사 때도 일만 잘하면 스타 장관은 나온다”며 이 전 장관의 사진이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잘 모르는 세월호 당시 찬사 받았던 정부 인사”라며 이 전 장관을 언급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태원 참사를 두고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이 전 장관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2014년 3월 해수부 장관에 취임했고, 불과 한 달 뒤인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었다. 세월호 참사 초기 그는 문책 0순위였다. 유족들이 “너 때문이다”라며 울부짖을 때마다 이 전 장관은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욕받이를 자처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은 136일 동안 진도 팽목항 현장을 지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진도군청 간이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초췌한 얼굴,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정치적 쇼맨십’이라는 비판도 받았으나, 묵묵히 팽목항을 지키는 그의 모습에 진정성을 느낀 희생자 가족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의 진심이 통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무엇’이 희생자들의 마음을 바꿨다고 보냐”는 질문에 “가족들은 내가 거센 항의를 이기지 못하고 당연히 도망갈 걸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타나 이야기 들어주니 믿음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세월호 참사 사고에 책임을 지겠다며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당시 이 전 장관에 대해 “그의 낮은 자세와 묵묵한 모습을 배우고 싶다”며 “이런 사람이라면 유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세월호 참사 두 달 뒤인 2014년 6월, 이 전 장관은 유임됐다. 이때도 이 전 장관은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장관으로서 져야 할 책임에 합당한 처신을 하겠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2014년 12월23일 그의 사퇴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 대변인이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수습에 헌신하는 이 장관의 모습에 유가족과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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