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美FOMC…"11월 회의 아니다, 12월 회의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11월 회의가 아니다. 사실상 12월 회의다."
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두고 쏟아지는 월가의 평가다. 이번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관건은 다음 스텝에서 Fed가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인가 여부다.
다만 이날 미국의 노동 수요가 여전히 탄탄함을 보여주는 지표가 공개되면서 시장에서는 전날보다 Fed의 속도 조절 기대가 다소 약화됐다.
◇11월 자이언트스텝 유력, 12월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현재 11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86% 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로 2007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이미 12월로 쏠려 있다. 금리선물시장에서 12월 인상폭은 자이언트스텝 49.7%, 빅스텝(0.5%포인트 인상) 44.5%로 갈린다. Fed가 내년 초까지 고강도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과도한 긴축으로 불필요한 경기침체가 초래되지 않도록 12월부터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 도이체방크, UBS, 크레디스위스, 노무라증권 등은 Fed가 이달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후 12월에도 동일 규모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에버코어ISI 등은 12월에 0.5%포인트로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했다.
Fed 선임 고문 출신인 엘렌 미드 듀크대 교수는 "그들은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면서 "12월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자연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누적된 자이언트스텝의 정책 효과가 한 번에 경기를 덮칠 수 있음을 경계할 타이밍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매튜 루체티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서 FOMC 위원들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중앙값으로 4.6%를 제시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계속 높게 나타난다면 최종 금리에 더 빨리 도달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매파(통화 긴축)에 힘을 실었다.
◇파월 입에 쏠리는 눈
월가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2일 오후 예정된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12월 인상폭에 대한 힌트를 찾고자 하는 모습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FOMC 위원들의 금리 경로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공개되지 않는다. 투자자들로선 파월 의장의 입을 더욱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인플레이션의 향후 경로, 노동시장 및 경기침체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최근 부각되고 있는 미 국채시장 불안 등에 대한 파월 의장의 코멘트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멜론은행의 제이크 졸리 수석투자전략가는 "중요한 것은 12월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말해주는가"라며 "비교적 조용히, 자기 생각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매파’적으로 읽힐 수 있다"고 해석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FO)는 "파월 의장은 4연속 자이언트스텝은 너무 크다. 한 걸음 물러서서 그 영향을 봐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며 "이미 우리는 주택, 자동차, 소매업 침체, 설문조사 등에서 이러한 여파를 보고 있다. 이를 어떻게 파월 의장이 묘사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이날 공개된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노동시장의 견조함을 재확인시키며 시장에서는 전날보다 Fed의 속도 조절 기대가 소폭 약화된 상태다. 9월 미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1070만건으로 전월(1030만건)은 물론 시장 전망치(980만건)도 웃돌았다. 이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고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애널리스트는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어조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역시 최근 실적 보고를 통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기업이 많다는 점을 짚으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또한 Fed가 계속된 경기침체 경고에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마이클 가펜 Bo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1월 회의는 실제로 11월에 관한 것이 아니다. 12월에 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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