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 총리 농담에 경악, 책임 경감 꼼수로 유족 우롱 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농담을 한데 대해 “경악할만한 장면”이라며 “현재 정부의 고위 책임자들의 태도가 도저히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해야 할 총리가 외신기자 간담회장에서 농담을 했다. 농담할 자리냐”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 1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통역이 잘 들리지 않자 정부 책임의 범위를 물은 기자 질문에 빗대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웃으며 물었다. 통역사가 이 발언을 통역하진 않았지만 국내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한 총리도 이 대표의 공개발언 직후 사과문을 냈다.
이 대표는 “참사 희생자와 부상자들에 대한 가장 큰 위로는 왜 그런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 왜 죽어가야 했는지 그 원인과 이유를 아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왜 이런 참사를 겪어야하는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국민의 삶에 대해 특히 생명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덜기 위해 사건을 축소ㆍ은폐ㆍ조작하는 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 총리의 농담 외에도 정부가 검은 리본을 달되 근조 등의 문구를 쓰지 못하게 한 점, 참사나 희생자라는 표현 대신 사고와 사망자라고 명명한 점 등을 거론하며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이런 지시를 하나. 어떻게든지 국민들의 분노를 줄이고 자신들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꼼수”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고통 속에서 오열하는 국민 앞에서 이런 꼼수를 부려 유족과 피해자들을 우롱해서야 되겠느냐”며 “정치는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사고 전 112 신고 내역 등을 거론하며 “막을 수 없는 참사가 아니다.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참사 직후 대통령, 총리, 장관, 시장, 구청장, 경찰청장 누구 하나 엎드려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총리는 외신 기자들 앞에서 제도적 미비만을 말하고 정부는 주최측이 없어 대응 매뉴얼이 없다고 반복했지만 이마저도 거짓이었다”며 “경찰 직무법에따라 방지 조치 취할 수 있게 돼 있다.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명명하고 근조 글씨 없는 리본을 단다고 정부의 참사 책임이 희석될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사고 수습은 국가 대참사임을 인정하는데서 시작돼야 한다”며 “국가 책임을 인정해야 진상 규명, 참사 수습,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흥민 안면 부상, 교체 아웃...순식간에 얼굴 퉁퉁 부어올랐다 | 중앙일보
- '참사 모녀' 빈소 온 오지환…"아내가 정말 좋아했다" 남편 오열 | 중앙일보
- '평당 2억' 노리는 서빙고 신동아…"46평 투자땐 10억 번다" | 중앙일보
- '이태원 토끼머리띠' 지목된 남성 "나 아니다"…꺼낸 증거 보니 | 중앙일보
- "지원 요청 거절당했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 내부망에 쓴 글 | 중앙일보
- 배우 이지한 빈소서 한참 운 임수향 "너무 야속하고 슬퍼" | 중앙일보
- "소변 콜라색이면…" 이태원 생존자 피멍 본 전문가의 당부 | 중앙일보
- 며칠만에 차익 46억 챙겼다…'83년생 슈퍼왕개미' 구속 | 중앙일보
- 이태원 참사날…2캐럿 다이아 보물찾기 행사에 60대 실려갔다 | 중앙일보
- 이근 "쓰레기 ΧΧ"…이태원 사망자 비난 악플에 분노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