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칠곡 포즈'...SNS에 엄지·검지로 숫자 7만드는 유명인들
지난여름부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왼손 엄지·검지를 펴서 다시 검지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한 뒤 숫자 '7' 모양을 만드는 유명인들의 '손가락 7' 인증 사진이 자주 눈에 띈다. 과거 미국에서 시작된 '얼음물 뒤집어쓰기' 릴레이처럼 '손가락 7' 인증 사진이 요즘도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실제 방송인 정재환, 한기웅씨, 장고의신 박서진씨, 트로트 가수 김혜연씨, 윙크, 육중완 밴드, 김흥국씨 등이 인증 사진을 올렸고, ‘골때리는 그녀들’의 주명씨와 개그맨 이현정씨 등도 손가락 7을 인증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권기형씨 등도 인증 사진 대열에 동참했다.
도대체 엄지·검지로 숫자 7을 만드는 이 포즈는 무엇일까.
2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손가락 7 인증의 원래 이름은 '럭키칠곡 포즈'. 6·25 최대 격전지였던 칠곡군의 첫 글자 칠과 발음이 같은 숫자 7을 그려 칠곡군을 상징한다. ‘평화를 가져다준 행운의 칠곡’이라는 담겨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칠곡군수가 처음 손가락 7 모양을 고안했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럭키칠곡 포즈를 첫 촬영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서울 종로구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에서 럭키칠곡 포즈로 인증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호국과 평화를 강조하는 칠곡군 정체성과 자신의 철학이 일치한다고 판단, 김재욱 칠곡군수의 럭키칠곡 포즈 요청에 응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칠곡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반전의 기틀을 마련해 평화를 안겨준 행운의 도시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의 손가락 7 인증 이후 유명인 등이 인증 사진 올리기에 하나둘 동참했고, 최근까지 자연스럽게 퍼져나간 것이라고 칠곡군 측은 설명했다. 칠곡군 관계자는 "호국 보훈의 고장 칠곡군의 애국정신. 그 나라 사랑 정신에 유명인들이 함께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가락 7'을 이용한 마케팅도 등장하고 있다. 지역 한 장갑공장 대표는 럭키칠곡 포즈에 맞춰 최근 숫자 7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엄지·검지에 붉은색을 칠한 독특한 모양의 장갑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칠곡군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왜관읍 옛 장터 할머니들과 협업, 파우치·팔찌·에코백·관광엽서 등 별도의 기념품을 제작 중이다.
권장원 대구가톨릭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는 "튀어야 사는 시대에 럭키칠곡 포즈는 (호국과 보훈이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창의적이고 독특한 콘텐트"라며 "스토리를 입히고 관광산업과 연계한 차별화된 대표 콘텐트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군은 6·25 최대 격전지 다부동 전투 현장으로 유명하다. 치열한 전투 현장을 의미하듯 최근엔 형상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군화를 신은 참전용사 유해가 발굴되기도 했다. 낡은 고무 밑창과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군화를 신고, 총탄을 맞고 쓰러진 듯 잔뜩 움츠린 자세를 한 백골 상태였다. 이름 모를 이 참전용사는 1950년 칠곡군 가산면 용수리 572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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