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요청 거절 당했다" 이태원파출소 직원이 내부망에 쓴 글
이태원 참사 당시 이태원 골목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용산경찰서가 서울지방경찰청에 기동대 경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내부 주장이 나왔다.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사과한 윤희근 경찰청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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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요청했지만 못 받아” 내부 주장
자신을 ‘3년째 이태원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일 오후 8시 51분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밤에도 근무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우려로 인해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력 지원요청을 했으나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태원 파출소장은 한 달 전부터 손수 약도를 만들며 대비했다”며 “사건 발생 당일 112상황실장, 운영팀장은 파출소에서 정착해 근무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일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판단했다”며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해 투명하고 엄정하게 사안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청은 감사담당관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된 특별감찰팀을 꾸리고 지역 관할인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청장의 ‘112 신고 대응이 미흡했다’는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하셨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현장대응 미흡? 20명으로 역부족”
그는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A씨는 “사건 당일 18시부터 22시까지 총 7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당시 근무중이던 20명의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며 “11건 중 4건만 출동하고 나머지 신고는 상담안내로 마감했다고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신고자에게 인파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귀가하라고 안내했기에 해당 내용으로 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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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대책 없어…상인들도 협조 거부”
용산구청과 상인들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올해 초 용산구청은 이태원 관광특구란 명목으로 일반음식점 춤 허용 조례를 통과시켜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만들었으나 용산구청이 차량통제 등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영업을 종료하도록 상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니 일부 업소에서 ‘별거 아닌 일에 유난 떨지 마라’며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통제를 방해했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무능한 지휘관이 경찰을 무능하게 만들고, 한심한 지휘관이 현장요원 죄인 만든다”“총체적 책임은 지휘부에 있으니 일선에 책임 묻지 말고 지휘부가 책임져라” “직원들 고생한 사실 다 아는데 위쪽만 모른다” 등의 비판 내용이 담긴 댓글이 달렸다.
함민정·김남영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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