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부모와 자녀를 위한 1박2일 진로 캠프

모소영 2022. 11. 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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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통일교실 ⑧] 충남통일교육연구회 "고민 있으면 찾아주세요"

분단된 땅에서 태어나 살아 온 젊은 세대들은 통일을 꼭 해야 하냐고 묻습니다. 충남도교육청은 이 같은 물음에 답하고자 학교마다 평화통일 수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충남도교육청이 벌이는 평화통일 교실 안 풍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편집자말>

[모소영 기자]

 충남지역 초중고에 다니는 북한 이탈학생과 부모 30여 명이 대전을 찾았다. 충남통일교육연구회(회장 차재성 탕정중 교사, 아래 연구회)가 마련한 '온(溫) 마음 교육 동행 진로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 모소영
 
"철학과 교수가 되고 싶어요."
"피부과 의사가 꿈이에요"

대전에서 만난 북한 이탈 학생들의 희망은 생각보다 구체적이었다.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왜 피부과 의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티눈이 났을 때 치료해 주신 의사 선생님을 보고 나도 다른 사람을 치료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9일과 30일. 충남지역 초중고에 다니는 북한 이탈학생과 부모 30여 명이 대전을 찾았다. 충남통일교육연구회(회장 차재성 천안북중학교 교사, 아래 연구회)가 마련한 '온(溫) 마음 교육 동행 진로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연구회는 충남지역 교사들이 중심이 돼 만든 연구모임이다.

이 연구회는 북한이탈학생 학생들의 맞춤형 진로진학 지원으로 인기가 높다. 이날 캠프는 진로진학 지원 외에 또다른 기획 의도가 숨어 있었다.
 
 충남지역 초중고에 다니는 북한 이탈학생과 부모 30여 명이 대전을 찾았다. 충남통일교육연구회(회장 차재성 탕정중 교사, 아래 연구회)가 마련한 '온(溫) 마음 교육 동행 진로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 모소영
 
"북한이탈학생들이라고 하지만 부모 세대가 북한을 경험했고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남한에서 자랐어요. 그러다 보니 부모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요. 가정 형편상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경우도 많구요. 이런 분리된 가족들에게 함께 하는 시간과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었던 게 이 캠프의 또 다른 목적입니다" (차재성 연구회장)

첫날 프로그램은 부모와 함께하는 관람과 체험이다. 대전 신세계 백화점 내 아쿠아리움 관람을 시작으로 스포츠몬스터, 방 탈출, 과학 체험 등을 함께 진행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부모와 함께 생각을 나누고 한참 동안 쌓아 두었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쿠아리움 한 중앙에는 소원 나무가 설치돼 있었다. 학생들이 모두 소원 한가지씩 적었다. 금세 주렁주렁 소원을 적은 쪽지가 붙었다. 자연스럽게 학생과 부모 교사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한 학생은 오리온자리를 볼 수 있는 천체망원경을 갖고 싶다고 썼다. 또 다른 학생은 여자 친구가 생기게 해달라는 꿈을 적었다. 장학금을 받게 해달라는 소원도 있었다.

저녁 식사 후 본격적인 진로상담이 시작됐다. 
 
 충남지역 초중고에 다니는 북한 이탈학생과 부모 30여 명이 대전을 찾았다. 충남통일교육연구회(회장 차재성 탕정중 교사, 아래 연구회)가 마련한 '온(溫) 마음 교육 동행 진로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 모소영
 
둘째 날도 체험과 진로 상담이 이어졌다. 온라인으로 미리 MBTI 진단을 한 후 진로 상담을 시작했다. 이어 퍼스널컬러 찾기, 나만의 향수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벌였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미술디자이너를 꿈꾸고 있어요. 연구회 선생님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선해서 할 일을 꼼꼼히 알려 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정말 진로 상담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월봉고 1학년 학생)

"철학과 교수가 목표입니다. 사실 철학과 교수를 응원해 주시는 분은 드물거든요. 하지만 상담 선생님께서 저를 잘 이해해 주신 게 느껴져 감동이었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연구회 선생님들께 연락드리려고 해요"(월봉고 2학년)

한 학생의 어머니는 "딸아이의 꿈과 고민을 오늘 자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매번 이 같은 진로 체험과 상담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재성 연구회 회장은 "북한이탈학생들을 위한 여러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며 "고민이 있을 때마다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통일교육연구회는 북한이탈 학생들에게 월 1~2권 도서 구입 지원, 온·오프라인을 통한 수시 진로진학상담, 학교생활 상담하고 있다. 또 진로 체험과 진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긴급생계지원이 필요한 학생의 가정에 연 30만 원 이내의 장학금과 가족사진, 소개 사진 등 촬영도 지원하고 있다.

아래는 차재성 회장과의 주요 일문일답.  

- 이번 진로 캠프를 개최한 이유는?
"말 그대로 북한 이탈 학생과 부모를 위한 진로상담 캠프다. 다른 이유도 있다. 오늘 참여한 가정 대부분이 분리 가족이다. 평소에는 엄마하고 떨어져 다른 장소에서 지내다가 오늘 캠프를 계기로 만나서 같이 온 아이들도 있다. 분리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과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 장소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진로 체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다 이곳을 선택했다. 다행히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 충남통일교육연구회는 언제부터 활동했나?
"2007년부터 활동했다. 교사들과 통일교육을 주로 연구 고민한다. 이 밖에 북한이탈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 북한이탈학생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다
"북한이탈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은 부모가 북한에서 생활하다 남한으로 왔고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자라왔어요. 그러다 보니 부모와 감정 소통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연구회가 나서 부모와 학생 간 소통 방법과 진로를 찾고 꿈을 이루는 방법 등을 돕고 있어요. 연구회 도움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학생과 부모들이 많아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 북한이탈가정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아직 충남통일교육연구회는 잘 모르는 학생들과 부모들이 많아요. 고민이 있을 때마다 언제든 찾아주길 바래요."
 
 학생들이 모두 소원 한가지씩 적었다. 금세 주렁주렁 소원을 적은 쪽지가 붙었다. 자연스럽게 학생과 부모 교사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 모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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