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본 이태원 참사 "나라고 피할 수 있었겠나…재발 방지 대책 나와야"

장세희 2022. 11. 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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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은 이들에겐 친구이자 동료였고, 동생이었다.

공허함이 여전히 수시로 풍랑처럼 일어난다고 한다.

이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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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10명이 본 '이태원 압사 참사'
철저하게 수사해 진실 밝혀야
안전담당자 배치 등 제도 개선 필요 목소리도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유병돈 기자, 오규민 기자] 모두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은 이들에겐 친구이자 동료였고, 동생이었다. 그런 존재가 하룻밤 사이 사라졌다. 공허함이 여전히 수시로 풍랑처럼 일어난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고 있었다. 본지가 2030세대 10명을 만나 그 목소리를 들어봤다. 각자 목소리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 속에는 하나같은 바람이 묻어났다. ‘두 번 다시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매년 갔던 곳이고 어딘지 아는 곳이어서 더 충격적이다. 이 시기 항상 사람이 많았던 곳이었는데 순식간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생존자와 목격자 등이 말한 ‘누군가가 밀쳤다’는 내용에 신빙성이 있는 것 같고, 하루빨리 수사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문혜현·28·회사원)

"코로나로 학교도 제대로 못 나갔던 1020세대들이 하루 즐겁게 놀아보려고 이태원에 나가 참변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이번 기회에 대규모 행사 및 축제가 있을 때 교통통제와 안전 담당자 배치 등과 같은 안전에 대한 제도 마련이 확실하게 만들어 정착됐으면 한다." (김빛나·35·회사원)

"이번 이태원 참사는 유독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핼러윈 축제라 희생자 역시 20대가 가장 많다는 점이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안전한 놀이공간 조성과 사회에서 규정하는 최소한의 규칙 그리고 시민의식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정아람·34·자영업자)

"이번 사고는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로 억눌려왔던 수많은 종류의 에너지가 한순간 폭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태원처럼 좁고 경사진 곳이 많은 지형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경우, 인파가 몰리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예측할 수 있었을 텐데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사전 안전조치가 미흡했던 부분이 안타깝다."(남궁민·34·회사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믿기 어려웠고 즐거운 날을 기대하고 나온 분들이 갑작스레 많이 목숨을 잃었다는 걸 부정하고도 싶었다.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는 이 기간만큼은 사고 원인 파악이라는 명목하에 이뤄지는 무분별한 비난, 비평을 삼가고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함께 빌었으면 한다."(손수민·29·회사원)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건 참 안타깝다. 앞으로 사고 방지를 위해 인파가 많이 몰리는 축제 현장에서는 일방통행 루트를 만들어 병목현상을 방지하는 방법과 그 축제에서 가장 이득을 많이 보는 상가 조합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하면 안전한 축제를 즐기게 될 것 같다."(조윤상·28·연구원)

"가까운 지인이 이번 사고로 운명을 달리해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너무나 슬픈 일이 일어나서 참담한 심정이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이준수·29·회사원)

"언제까지 우리 사회가 이러한 비극을 ‘개인의 선택’의 결과물로 돌릴 셈인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가 전문 관료에게 강한 정무적 권한과 집행력을 부여하는 이유는 전문 관료들이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 믿음이 배신 받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정선렬·34·교사)

"광주 참사 이후로 공사 중인 구역을 지날 때 두려움을 느낀다. 건물이 무너져 나를 덮치면 어떡하나. 배를 탈 때도, 다리를 건널 때도. 운이 좋아 내가 아니었을 뿐 그 어떤 참사 하나도 내가 피해자가 아니란 법이 없다. 재발 방지 대책이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나오길 바라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이은수·28·공무원)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지난날 사고들을 겪으며, 안전을 관리하는 국가의 시스템이 개선돼 왔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었다. 이 와중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주무 부처 장관의 발언에 매우 큰 분노를 느끼며,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이들을 애도하고 싶다. 현장의 끔찍한 상황을 두 눈으로 보았을 이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백세현·29·대학원생)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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