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꼬리표 뗀 울산, 전북 독주 뿌리치고 17년 만에 정상

박시인 2022. 11. 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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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리그1 결산 ①] 홍명보 감독, 울산의 리그 우승 견인...전북 FA컵 우승

[박시인 기자]

 
 울산이 지난달 23일 2022시즌 K리그1 우승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만년 2인자', '뒷심 부족.'

언제나 울산현대에 따라붙는 꼬리표였다. 매년 이번에는 다르다는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인해 좌절감을 맛본 울산이 올 시즌 드디어 한을 풀었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전북의 독주 체체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울산,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우승

울산은 매 시즌 과감한 투자로 전북의 아성을 넘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았다. 이미 2019년부터 우승할 수 있는 숱하게 기회는 많았다. 그런데 언제나 마지막에 가서 미끄러졌다. 전북에게 3년 연속 역전 우승을 내준 허탈감과 트라우마는 울산을 괴롭혔다.

지난해 홍명보 감독 체제로 변화를 꾀한 울산은 끝내 2위에 머물렀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한 2021시즌이었다.

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세훈, 이동경, 이동준, 윤빛가람 등 주전급들의 대이탈로 불안함을 남겼다. 그 자리를 대신한 아마노, 레오나르도, 엄원상, 김영권이 얼마나 빠르게 팀에 녹아들지는 미지수였다.

시즌 초반부터 울산은 승승장구했다. 4라운드에서 맞붙은 전북 원정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며 초반 레이스에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선 울산은 이후 한 차례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전반기 최고의 선수는 엄원상을 꼽을 수 있다. 중요한 고비처마다 극장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점 3을 빼곡하게 적립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ACL 조별리그 참가로 인한 체력 소모와 빽빽한 일정 속에 번번이 승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전북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울산을 압박했다.

이에 울산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헝가리 출신의 공격수 마틴 아담을 영입하며 스쿼드 뎁스를 두껍게 했다. 후반기부터 출전한 마틴 아담은 14경기에서 9골 4도움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울산과 전북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지난달 8일 열린 35라운드 '현대가 더비'였다. 이날 울산은 바로우에게 선제골을 내줘지만 엄청난 투지와 끈기를 발휘하며 후반 추가 시간 엄원상과 마틴 아담의 연속골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결국 울산은 37라운드 강원전에서 승리하며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준우승 10회에 머물렀던 울산이 드디어 17년 만에 한을 풀어낸 순간이었다.

2022시즌 K리그 MVP에 오른 이청용은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응집시켰을 뿐만 아니라 측면과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구심적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U-20, U-23 대표팀, A대표팀을 거쳐 중국 항저우에서 감독을 맡은 뒤 2017년부터 3년 동안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한 홍명보는 지난 시즌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울산 부임 후 2년차인 올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김상식 감독이 2년차인 2022시즌 K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리그 6연패 실패... FA컵 우승으로 위안

전북은 지난 시즌 최강희 전 감독과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을 코치로 보좌한 김상식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수석코치에서 한 단계 승격한 김상식 감독은 초보 감독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첫 시즌 만에 우승을 이끌었다.

통산 9회 (2009, 2011, 2014, 2015, 2017, 2018, 2019, 2020, 2021) 우승이자 K리그 사상 첫 5연패 신화를 만들었지만 화공(화끈한 공격)이라는 팀 컬러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감독 2년차인 이번 2022시즌은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성공보단 실패에 가까웠다. 매 시즌 울산과 엎치락 뒤치락하며 힘겨운 경쟁을 벌인 전북은 끝내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선수들의 줄부상과 이적생들의 늦은 적응이 겹치면서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이후 전북은 2위까지 올라오며 울산을 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시즌 초반 까먹은 승점을 만회하기란 쉽지 않았다. 또, 울산과의 리그 맞대결에서 1승 1무 2패로 열세를 보인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김상식 감독은 시즌 내내 선수 기용과 답답한 전술 운용 등을 이유로 팬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나마 아쉬움을 털어낸 것은 FA컵 우승이다. 서울과의 결승전에서 1승 1무로 정상에 올랐다. FA컵 통산 5회 우승으로 역대 타이 기록을 세웠다. 또, 9년 연속 공식 대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이어나가며 최소한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세운 2022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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