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영상號 1년…AI 컴퍼니 전환 '속도'·기업가치 제고는 '숙제'
기업 가치 저평가 고민…"2023년 신사업 성과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취임 만 1년을 마치고 2년째에 접어들었다. 유 대표는 분할 이후 비전을 인공지능(AI) 서비스 컴퍼니로 제시하면서 SKT 2.0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유 대표는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며 SKT가 통신 사업에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진출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가치 제고는 앞으로 풀어내야 할 숙제다. 세계 금융 시장 불안으로 인해 SKT의 시가 총액은 2조원 가까이 줄었다.
SKT는 지난해 11월 1일 SK스퀘어와 인적 분할을 통해 37년 만에 통신 회사와 투자 회사로 나뉘었다. 분할 이후 SKT의 수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유 대표는 SKT의 경쟁력을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로 본다.
유 대표는 SKT의 사업군을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엔터프라이즈 사업 ▲아이버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유무선 통신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가운데 4개 신사업을 육성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SKT의 유무선 통신 사업 매출은 약 13조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82%를 차지한다.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 매출은 총 2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5%에 달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아이버스·커넥티드 인텔리전스로 미래 성장 이끈다
특히 아이버스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 영역을 SKT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그간 통신 사업을 영위하면서 축적한 네트워크 강점, 방대한 데이터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영역이다.
아이버스 사업군은 올해 초 성장형 AI 서비스 에이닷(A.)을 론칭하며 AI 컴퍼니로의 본격 도약을 이끈다. 에이닷은 거대언어모델(GPT-3)을 기반으로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정보 검색, 콘텐츠 추천 등이 가능하다.
SKT는 지난달 28일 국내 AI 솔루션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 20.77%를 인수하기도 했다. 텍스트 AI와 비디오 AI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기존 에이닷, 사피온 등 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AI 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 통신 업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구독 서비스 'T우주'도 순항 중이다. 출시 1년을 맞은 지난 8월 말 기준 월간 실이용자가 130만명에 달하며, 이 중 구매력 높은 2040세대가 68%에 달한다. 제휴사 수도 출시 당시 18곳에서 48곳으로 1년 만에 2.7배 확대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이프랜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후발주자이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해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약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일평균 개설 랜드 수는 평균 2000건, 기업·단체 제휴 요청 수는 2000건에 달한다. SKT는 이프랜드에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해외 주요 통신사업자들과 손잡고 글로벌 진출에 나서면서 이프랜드 2.0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부문은 10년 뒤 SKT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으나, 미래형 디바이스에 지능을 더해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자율주행 등 혁신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25년 UAM 상용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SKT는 국내외 주요 사업자, 지자체 등과 협력을 체결하면서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UAM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사내 핵심 임원을 배치해 UAM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손을 맞잡고,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등과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전남 고흥에 5G 상공망을 구축하고, 대구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2025년 UAM 상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7월 하나금융그룹과 4000억원대 지분을 교환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간 시너지를 추진한다. SK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사업,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등 엔터프라이즈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본업인 통신은 5G 가입자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며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기업가치 저평가 고민…시총 12조원->10조원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매 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 배당을 지속하지만,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액면 분할에 나섰지만, 주가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 9월 CEO 칼럼을 통해 "기업가치는 큰 고민이자 미션"이라며 "애널리스트 데이에서도 우리 회사가 높은 수준의 실적과 배당에도 기업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 취임 만 1년을 맞은 1일 기준 SKT 종가는 5만200원이다. SK스퀘어와 분할하고 재상장한 뒤 첫 거래일인 지난해 11월 29일 종가는 5만7900원이었다. 시총도 12조6704억원에서 10조9854억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유 대표 취임 만 2년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도약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2년은 사실상 출범 첫해로 탈바꿈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해다. 신성장 사업들은 구독자, 매출 등 외형 확대의 성과는 확실히 보였지만 이익 개선은 여전히 유·무선 사업이 이끌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 신사업 발굴 성과는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나타나 IDC,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 등은 구조적인 성장에 힘입어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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