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어디] '가성비' 내려오는 부산·제천 '맛 기행'
부평깡통시장서 비빔당면·떡볶이 등
국제시장 '꽃분이네'선 커피 한 잔
제천서 1만9900원 '가스트로 투어'
5가지 맛 즐기는 두 가지 코스 준비
내토전통시장 '빨간오뎅' 먹기 필수
지갑이 팍팍해진 요즘이지만, 맛있는 음식과 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면 딱 좋은 여행지가 있다. 1만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부산 '3대 시장 투어'나 1만9900원에 5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제천 '가스트로 투어'다. 먹거리는 물론이고 시장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까지 있어 그야말로 '맛 기행'이다.
여행자 위한 놀이터이자 먹자골목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외식물가에 알뜰한 여행 먹거리를 즐기고 싶을 땐 시장만 한 곳도 없다. 1만원에 식사는 물론 주전부리까지 배에 넣을 수 있는 '가성비' 먹거리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부산에는 이런 시장을 대표하는 곳이 3군데나 있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이다. 온종일 시장만 돌아도 시간이 모자랄 수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부산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해방 이후 부평시장이라 불리다가 한국전쟁이 끝나고 각종 구호품과 미군 군수물자가 유통되면서 깡통시장이라는 이름이 덧붙었다. 당시 과일이나 생선 통조림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평깡통시장은 청과와 육류, 건어물 등 식재료는 물론 다양한 언어가 쓰인 외국 물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부평깡통시장은 ‘먹방’ 여행지로 소문난 곳이다. 부산 대표 음식인 어묵과 떡볶이, 비빔당면, 물떡, 유부주머니 등을 부평깡통시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지갑을 열기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싼값이다.
시장의 하이라이트는 저녁부터다. 야시장에서 갖가지 주전부리를 팔기 때문이다. 오후 7시 30분~11시 30분에 서고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야시장이 열리면 30여 개 점포가 길 양옆과 가운데 늘어선다. 스카치에그와 냉면구이, 삼겹살김밥, 돼지갈비후라이드 등 독특한 메뉴가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보통 5000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점포가 많아 현금을 준비하거나 계좌 이체해야 한다.
이미 영화로 유명해진 국제시장은 부평깡통시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해 있다. 처음에는 도떼기시장이라 불리다가, 1950년대 미군 군수물자와 밀수입품이 흘러들면서 국제시장이란 이름을 얻었다.
이 시장은 광복 이후 떠난 일본인이 남긴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곳이다.
이름답게 시장에는 각국의 물건이 없는 것이 없다. 시장도 넓고 골목도 많아 길을 잃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아니면 정처 없이 시장을 헤매며 구경을 하는 재미도 있다.
영화 '국제시장'을 촬영한 ‘꽃분이네’는 관광객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코스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으니 부평깡통시장에서 배를 채웠으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좋다.
시장 두 곳을 들렀다가 근처에 둘러볼 관광지를 찾는다면 '보수동 책방골목'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헌책과 새 책이 같이 어우러진 보수동 책방골목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골목이다. 낡은 책들부터 외국 잡지들까지 손 떼 묻은 서적들이 풍기는 분위기를 느끼며 읽을거리를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방골목을 돌며 배가 꺼지면 이번에는 바다와 가까운 자갈치시장으로 향한다. 이곳은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 시장이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에서 영도대교 방면으로 내려오면 찾기 쉽다.
수산 시장만큼 흥미로운 구경거리도 없다. 펄떡이는 생선들이 눈을 사로잡고 빼곡히 들어선 수조마다 조개, 대게, 킹크랩 등이 수북하다. 횟감을 사면 2층 회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상차림 비용은 5000원이고, 매운탕 등은 조리 비용이 별도다.
자갈치시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곰장어구이도 별미다. 처음이라 어렵다면 양념부터, 이후에 소금구이까지 꼭 둘 다 맛보는 걸 추천한다.
시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과 제로페이(모바일)를 이용하면 더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구입 시 종이와 전자 상품권은 5%, 모바일 상품권은 10% 할인해준다.
제천 1만9900원의 행복
충북 제천에는 1만9900원에 제천의 5가지 맛을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있다. 낯설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에게 환영받는 프로그램이다.
가스트로(gastro)는 ‘위장’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약 2시간 동안 걸으며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도심형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다.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다니면서 생생한 제천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투어 코스는 두 가지다. A코스는 찹쌀떡을 시작으로 하얀민들레비빔밥, 막국수, 샌드위치, 빨간오뎅 순서로 맛본다. B코스는 황기소불고기를 먹은 뒤 막국수, 승검초단자와 한방차, 빨간오뎅, 수제 맥주를 차례로 즐긴다.
참가자가 선호하는 음식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는데, 수제 맥주가 포함된 B코스는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있다.
정복순 문화관광해설사는 “제천은 예부터 약초가 풍부했다. 음식에 약초를 넣는 게 자연스러웠다"며 "그래서 약선 음식이 발달했다”며 제천 음식의 특징을 설명했다.
투어는 제천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출발한다. A코스 첫 장소는 ‘덩실분식’으로 1965년부터 찹쌀떡을 만들어온 전국구 맛집이다. 쫀득한 떡과 달달한 팥소가 어우러진 찹쌀떡으로 입맛을 돋운다.
본격적인 식사는 ‘마당갈비’다. 하얀민들레비빔밥이 대표적 음식이다. 흰민들레와 고구마, 콩, 은행, 대추, 표고버섯을 고명으로 올린 영양밥으로, 흰민들레는 간과 위를 튼튼히 하는 토종 약초란다.
아직 배가 부르긴 이르다. 다음 코스인 '상동막국수'에서 감초와 계피, 과일을 넣어 만든 면수로 만든 막국수를 한 그릇 먹는다. 비빔막국수가 기본으로 나오고, 물막국수를 맛보고 싶은 사람은 면수를 적당히 부어 먹는다. 이어 신선한 채소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샌드타임’을 거쳐 마지막 하이라이트 빨간오뎅을 위해 내토전통시장으로 향한다.
내토는 제천의 옛 지명으로, 내토전통시장은 제천의 부엌이나 다름없다.
빨간오뎅은 사각형 어묵을 접어 꼬치에 꿴 다음 매운 양념에 익힌 간식이다. 매콤한 고추장이 식도를 흘러 지나간다. 제천은 겨울이 추워 맵고 칼칼한 음식이 발달했다고 한다. 중독성이 강해 고향을 떠난 이들이 그리워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다음은 B코스다. 첫 번째 음식은 ‘대장금식당’의 황기소불고기다. 황기와 계피, 파, 무, 양파를 넣어 국물까지 든든히 식사한다.
다음은 상동막국수에 들렀다가 대한민국 식품명인 52호 이연순 명인의 제천 한방떡을 맛보게 된다. 찹쌀가루에 생당귀 잎을 찧어 넣고 반죽한 승검초단자는 잣가루 고물을 묻혀 고소하다. 팥 껍질을 벗겨 꿀로 반죽한 소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곁들이는 한방차에는 과식하는 가스트로 투어 참가자들의 소화를 돕기 위해 백출을 넣었다.
한방차로 속을 다스린 뒤에는 마찬가지로 내토전통시장의 빨간오뎅을 맛본다. 이후 B코스는 제천중앙시장에 자리한 ‘솔티펍’에서 마무리한다. 봉양읍 솔티마을에서 탄생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솔티맥주는 제천에서 활동한 의병장 의암 유인석 장군을 기려 만든 ‘솔티8’이 대표다.
가스트로 투어의 참가 인원은 4~20명이고, A코스와 B코스 가격은 동일하며 예약은 필수다.
가스트로 투어를 마치고 배를 꺼뜨리려면 의림지와 제림(명승)을 추천한다. 의림지는 역사 깊은 수리 시설이자,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산책 코스다. 노송이 울창한 숲을 이뤄 걷기만 해도 마음이 잔잔해진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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